크레디트스위스 32억 달러에 인수 타결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파를 일으킬 것으로 우려됐던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위기가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의 인수로 급한 불을 끄게 됐습니다.

스위스 정부가 1천억 달러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는 등 월요일 세계 금융시장의 '블랙먼데이' 사태를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입니다.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와 스위스 국립은행은 현지시간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스위스 연방 정부와 금융감독청(FINMA), 스위스 국립은행(SNB)의 지원 덕분에 UBS가 오늘 크레디트스위스 인수를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국립은행은 이번 인수 지원을 위해 최대 1천억 달러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인수가 완료될 때까지 추가적 유동성 지원을 통해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연방 의회 역시 이 같은 조처가 크레디트스위스와 스위스 금융 시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가장 적절한 해법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그나지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도 "UBS의 인수가 스위스 금융 시장에 신뢰를 제공하는 최고의 해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카린 켈러 서터 재무장관은 "크레디트스위스가 독자적으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인수는 다른 어떤 시나리오보다 국가와 납세자, 세계 금융 안정성에 있어서 위험이 작다"고 말했습니다.

인수 총액은 32억 3천만 달러로, 크레디트스위스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됩니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크레디트스위스의 주당 가격은 1.86 스위스 프랑이었습니다.

이를 달러로 전환한 시가 총액은 약 80억 달러입니다.

UBS는 인수 이후 크레디트스위스의 투자 은행 부문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인력 감축에 대해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UBS는 밝혔습니다.

통합 법인의 최고경영자는 랄프 해머스 현 UBS 최고경영자가 계속해서 맡을 예정입니다.

UBS는 협상 당사자 모두가 인수 조건 충족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가능하다면 연내에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크레디트스위스는 167년 역사를 지닌 세계 9대 투자은행 중 하나로,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 속에 재무구조가 악화한 데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여파로 위기설에 휩싸였습니다.

이번 합의로 오는 20일 아시아 증시 개장 시 크레디트스위스발 위기가 세계 금융 시장으로 확산하는 '블랙먼데이' 사태는 모면하게 됐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이날 중 인수 협상이 불발될 경우 크레디트스위스의 부분 또는 완전 국유화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위기 타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