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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맛 우유'는 되고 '버터 맥주'는 안되는 이유

<앵커>

버터 맥주로 불리며 최근 인기를 끌었던 맥주 제품이 식약처에서 제조 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맥주캔에 버터를 뜻하는 '뵈르'라는 글자가 표시된 게 문제였습니다. 해당 업체가 억울해하자, 식약처는 바나나 맛 우유를 참조하라고 말했습니다.

박찬근 기자가 설명하겠습니다.

<기자>

프랑스어로 버터를 뜻하는 BEURRE(뵈르)라는 단어가 크게 쓰여있는 맥주 제품입니다.

판매처들은 버터향이 난다며 이른바 '버터 맥주'라고 마케팅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식약처가 이 맥주 제조사에 제조 정지 1개월을 통보하고, 유통 업체와 함께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 조치했습니다.

실제 버터가 들어 있지 않은데도 함유된 것으로 소비자들이 오인·혼동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제조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뵈르'는 '블랑제리뵈르'라는 의류 브랜드 상표의 일부로, '곰표 맥주'처럼 맥주와 다른 업계 브랜드의 협업 사례라는 겁니다.

프랑스어 '뵈르'를 보고 버터를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도 주장합니다.

식약처는 "바나나 우유도 '바나나맛'이라고 표기하고 있다"며 "조금의 오인이나 혼동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제재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버터맛이나 버터향 맥주라고 표시·광고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앞서 지난 2002년 프랑스어로 좋은 적포도주를 뜻하는 '봉 루즈'라는 상표가 품질에 대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상표 출원을 거절한 특허청의 결정을 특허법원이 뒤집은 바 있습니다.

통상적인 국내 외국어 교육 수준에 비추어 '봉 루즈'를 읽고 좋은 적포도주라고 인식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윤우/변호사 :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하려면 적어도 거짓의 사실로 광고하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서 광고를 하고 이걸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소비자가 오인을 해야….]

맥주 제조사는 식약처 조치에 불복하는 행정 소송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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