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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풀이 대상이 된 반려견…고통 견디다 못한 18마리 쓸쓸한 죽음

푸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말 못 하는 짐승들은 믿고 따르던 주인의 잔인한 '물고문'에 쓸쓸한 죽음을 맞아야 했습니다.

강제로 물을 먹인 주인은 기절한 반려견을 깨워 집요하게 악행을 반복했습니다.

전북 지역 공기업에 근무하던 견주 A(42) 씨가 반려견을 학대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0년 10월.

A 씨는 키우던 푸들을 화장실로 끌고 가서 샤워기로 물을 먹였습니다.

몸부림치는 푸들의 목으로 다량의 물이 넘어갔습니다.

A 씨는 물을 먹고 기절한 푸들을 주먹으로 때려 깨웠습니다.

죽지 않고 깨어나면 며칠 뒤 다시 같은 수법으로 물고문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푸들은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숨을 거뒀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아내와 불화로 화가 쌓이자 키우던 반려견을 상대로 화풀이를 한 것입니다.

A 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 다른 화풀이 대상을 찾았습니다.

그는 2021년 3월부터 11월까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반려견 20마리를 차례로 분양받았습니다.

새 보금자리인 줄 알았던 A 씨의 집은 반려견들에게 '도살장'이었습니다.

A 씨는 또다시 반려견들에게 물고문하고 정신과 약까지 강제로 투여했습니다.

뜨거운 물로 화상을 입히는가 하면 흉기로 반려견들을 수시로 찌르고 때렸습니다.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는 A 씨의 악행으로 반려견 17마리가 고통 속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검찰의 기소로 법정에 선 A 씨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하면서 재판부에 형의 감경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A 씨는 동물 학대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2단독 강동원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오늘(17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다수의 반려견을 학대하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고, 범행을 이어가기 위해 피고인이 거주하던 아파트 단지의 화단에 반려견을 매장했다"며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점,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지적 손상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에게 반려견을 분양해준 사람, 아파트 주민 역시 커다란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피고인이 직장에서 파면된 사정,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주변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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