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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임대료 내고 자물쇠 채워진 옛 해운대 역사

세금으로 임대료 내고 자물쇠 채워진 옛 해운대 역사
옛 해운대역사가 우여곡절 끝에 청년 예술가와 시민들을 위한 시설로 재탄생했지만, 이용률이 저조하다며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7개월 만에 돌연 문을 닫아 예산 낭비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이 시설은 구청이 임대받아 운영해 왔는데 구의회가 이용률이 저조하다며 올해 운영비 3천870만 원을 삭감하면서 운영이 종료됐습니다.

구청은 매년 임대료 1억 1천500만 원을 내면서도 3개월 넘게 자물쇠를 걸어두고 있는 상태입니다.

오늘(17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옛 부산 해운대 역사에 지난해 5월 문을 연 청년예술인 창업·주민 문화공간 '해운대아틀리에 칙칙폭폭'이 올해 1월 1일부터 문을 닫고 3개월 넘게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틀리에 출입문에는 '더 좋은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하기 위해 잠시 휴관하고자 하오니 많은 양해를 바란다'는 안내 문구만 부착된 채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34년 건립된 국내 유일의 팔각정 모양의 옛 해운대역사는 2013년도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사업에 따라 폐쇄됐습니다.

보존과 철거 개발을 둘러싼 논란 끝에 공원화가 계획됐지만, 부산시의 용지 매입 예산 확보가 늦어지면서 옛 해운대역사는 오랜 시간 방치돼 왔습니다.

옛 해운대 역사

옛 해운대역사는 도시철도 해운대역에 인접해 있고 해운대 해수욕장 주요 상권인 구남로와 해리단길 중심부에 있어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에 해운대구는 공원화 조성 전까지 건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청년 작가와 주민들의 이용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한국철도공사에 연 1억 원이 넘는 임대료를 지급하고 6억 2천여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했습니다.

이후 청년 예술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무료로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해운대 아틀리에 칙칙폭폭'이 지난해 5월 개장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방문객이 100명에도 미치지 못하자 지난해 구의회가 올해 운영비 3천870만 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아틀리에는 올해 1월 1일자로 폐관했습니다.

리모델링 비용만 6억 원이 넘게 들어간 시설이 7개월 만에 문을 닫은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구체적인 활용계획도 없이 문부터 닫으면서 3개월 넘게 임대료만 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해운대구는 2026년까지 매년 임대료 1억 1천500만 원을 한국철도공사에 지급하기로 하고 옛 역사를 임대해서 쓰고 있습니다.

구는 지리적 특성에 맞게 역사를 관광거점 시설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계획은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임대료는 나가지만 운영비가 전액 삭감돼 1월부터 당장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인데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 문을 닫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신중하게 활용방안을 찾다 보니 재개관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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