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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에 목 찔린 경찰관은 계속 근무…동료들은 나 몰라라

흉기에 목 찔린 경찰관은 계속 근무…동료들은 나 몰라라
출동 현장에서 흉기에 찔려 목을 다친 경찰관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동료들의 외면 속에 계속 근무해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부산경찰청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5시쯤 부산 북구 한 아파트 A씨 집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돼 관할 지구대 B 경위가 동료와 함께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A 씨는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고, 실랑이 과정에서 B 경위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목과 얼굴을 흉기에 찔린 B경위는 피를 흘리면서도 동료와 함께 A 씨를 검거했습니다.

B 경위는 병원 응급실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고, 상처 부위에 붕대만 겨우 감은 채 지구대로 복귀했습니다.

출혈이 비교적 심했던 B 경위는 현기증 탓에 지구대 의자에 잠시 쉰 뒤 눈을 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인 '킥스'(KICS)에 사건과 관련한 기본적인 내용조차 입력이 안 돼 있는 데다 진술조서를 작성하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흉기 등 압수물 확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지구대에는 B 경위를 포함해 모두 5명의 경찰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다 못한 B 경위는 혼자 서류 작업을 마치고, 피의자를 관할 경찰서에 인계한 뒤 겨우 퇴근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성형외과에서 수술받은 B 경위는 전치 3주 진단을 받았고, 신고 접수 12시간여 만에 귀가했습니다.

B경위는 당시 상황과 본인의 심정 등을 최근 블라인드에 그대로 게시했습니다.

그는 "(흉기가) 조금만 옆으로 갔으면 죽을 뻔했다는 의사 설명을 듣고 눈물이 났다"며 "당일 딸 초등학교 입학식에도 못 갔다. 국가를 위해 일하다 다쳤는데 혼자 병원을 찾아야 했고, 동료들도 원망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당시 지구대 근무와 관련해 감찰 등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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