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나선 스위스…"크레디트스위스 유동성 지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붕괴 사태의 불똥이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스위스 금융당국이 유동성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스위스 국립은행과 금융감독청은 현지 시간 어제(15일) 공동 성명을 내고 지난주 발생한 SVB 파산 사태를 거론한 뒤 "미국 특정 은행의 문제가 스위스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린다"고 밝혔습니다.

두 기관은 "미국 은행 시장의 혼란이 스위스 금융권으로 번질 위험 징후는 없다"면서 "크레디트스위스는 은행의 자본 및 유동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기관은 "필요한 경우 우리는 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스위스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연방 재무부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다" 강조했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SVB 파산 사태 여파 속에 주가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는 한때 전일 대비 30%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날 크레디트 스위스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 아마르 알 쿠다이리 회장이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유동성 추가 지원 계획이 없다는 점을 밝히면서 투매가 발생한 겁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 규모가 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기설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SVB 사태로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지자 크레디트 스위스가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습니다.

스위스 금융당국의 이날 성명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토마스 마터 스위스 연방 하원의원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스위스 국립은행이 크레디트스위스 지원 관련 발표를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