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고개 숙인 이강철 감독 "선수들은 잘해줬다…모든 비난은 제게"

고개 숙인 이강철 감독 "선수들은 잘해줬다…모든 비난은 제게"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조기 탈락한 이강철 한국 대표팀 감독이 거듭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늘(14일)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지난 4일 WBC 4강 진출이라는 포부와 함께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지 딱 열흘 만입니다.

대표팀은 1, 2차전에서 호주와 일본에 연패하며 8강 자력 진출이 불가능해졌고, 이후 호주가 체코를 잡고 조 2위가 되면서 3연속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습니다.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든 대표팀의 귀국 현장에는 공식 환영 행사는 물론 팬들의 박수와 환호도 없었습니다.

정장 차림의 선수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각자 짐을 이끌고 서둘러 입국장을 떠났고 일부 팬의 사인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하기도 했습니다.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만이 취재진 앞에 섰습니다.

대회를 마친 소회를 묻자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하던 이 감독은 "그냥 아무 생각이 안 나네요"라고 힘겹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난의 화살은 모두 자신이 받겠다며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감쌌습니다.

그는 "선수들은 정말 잘 준비했고 선수들은 역대급으로 많이 연습했다"며 "결과가 이렇게 나왔지만, 선수들은 몸을 빨리 만들려고 정말 잘해줬다"고 돌아봤습니다.

이어 "저도 아쉽고 선수들도 엄청 아쉬울 것"이라며 "선수들에게는 (비판을) 자제해주시면 고맙겠다. 비난은 저한테 다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은 이제 또 야구를 해야 한다. KBO리그도 있고 올해 가을부터는 아시안게임과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도 있다"며 "선수들에게는 좋은 말을 해주면 고맙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 최대 패인으로 지목된 투수력에 대해서는 "저희 선수들이 잘했는데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소형준이나 이의리나 젊은 선수들이 자기 공만 던졌어도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감독은 "자기 기량을 다 발휘할 줄 아는 것도 실력이겠지만, 그게 되려면 경험도 쌓아야 한다"며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으니까 조금 기다려주시면 잘 성장해서 국제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대표팀 운영 방안으로 거론된 전임 감독제에 대해선 "거기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원중, 정철원, 원태인 등의 잦은 기용을 두고 일각에서 제기된 '혹사' 비판에 대해선 "한국시리즈에서 투수 몇 명을 쓰는지 알아보시고 말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