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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휴가" "주말엔 병원행"…싸늘한 여론에 손본다

<앵커>

정부가 이렇게 재검토에 나서기로 한 건, 앞서 말씀드린 대로 특히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 있는 휴가도 다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하는 시간만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걱정과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어서 제희원 기자입니다.

<기자>

일이 많을 때 몰아서 일하고, 제주도 한 달 살기와 같은 장시간 휴가가 가능해진다는 근로시간 개편안.

고용부 장관은 MZ세대들이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할 거라고 자신했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지난 6일) : 요새 MZ세대들은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냐'라고 (할 정도로) 권리의식이 굉장히 뛰어나다. 적극적인 그 권리의식이 법을 실효성 있게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정작 MZ세대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현재 직장인 연차소진율이 71.6%.

연차 15일 중 5일 정도는 대체 인력이 부족해 휴가를 못 쓰는 실정입니다.

[IT 업계 직장인 : 업무 시간이 좀 길어서. 사실 지금도 (휴식시간) 보장을 제대로 못 받고 있거든요. (개편안이) 어떻게 보면 악용될 소지도 있잖아요.]

장시간 근로에 대한 반발에 인터넷에서는 69시간 일하며, 주말엔 병원행이라는 가상 근무표가 화제가 됐습니다.

가상 근무표

[의료업계 직장인 : 다른 나라와 달리 너무 역행하는 제도 아닌가. 근무시간이 늘어난다고 생산성이 늘어나는 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는 실효성에 의문을 던졌습니다.

[김지혜/광고기획자 : 나의 업무만 종료됐다고 해서 그 휴가를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업무 상황이나 다른 회사의 실정을 고려해야 될 텐데. 제가 휴가를 갔다고 해서 배려해주는 상황이 긍정적으로 올까….]

건강권 퇴보에 대해서도 민감합니다.

[류현철/일환경건강센터장 (직업환경의학전문의) : '몇 개월을 열심히 시간을 줄여서 일하고 난 다음 몇 개월 안에 쉬면 좋다, 건강이 회복된다' 이런 전제는 전혀 타당하지 않은 거고요.]

MZ노조라 불리며 기존 양대노조와 차별성을 주장했던 새로고침 노조 역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송시영/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부의장 : 유연화? 말이나 취지는 좋죠. 근데 문제는 이게 안 지켜질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고. 또 사측, 경영자 측에서 악용했을 때 노동자 측에서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는 것도 아니에요.]

고용노동부는 소통이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며, 다음 달 17일까지인 입법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취합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전경배, 영상편집 : 이소영, CG : 박천웅)

▶ '최대 69시간제' 재검토…윤 "MZ세대 의견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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