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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행 왔다 1호 외국인 기관사 됐다…"이 곡에 매료"

김포골드라인 전동차 운전하는 3년 차 기관사 알비올 안드레스 씨

한국 여행 왔다 1호 외국인 기관사 됐다…"이 곡에 매료"
"체리필터 노래에 흠뻑 빠진 게 한국 사랑의 시작이었죠. 한글을 배우고 이곳에 정착한 지 11년 만에 어려서부터 소망하던 열차 기관사의 꿈도 이뤘습니다."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전동차를 운전하는 3년 차 기관사 알비올 안드레스(37) 씨는 '대한민국 1호 외국인 철도차량 기관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닙니다.

스페인에서 태어나 아르헨티나에서 성장한 안드레스 씨는 2010년 한국에 여행을 왔다가 그대로 정착해 열차 기관사가 됐습니다.

그는 17살 때 우연히 오락실에서 '펌프'(노래 박자에 맞춰 발로 버튼을 누르는 전자 게임)를 하다가 게임기에서 흘러나오는 한국 밴드 '체리필터'의 노래에 매료됐습니다.

이후 가사를 이해하고 싶어 열심히 한글을 배웠고 자연스레 한국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현지 열차 기관사가 됐지만, 직장에 정을 붙이지 못하고 퇴사했다고 합니다.

재충전을 위해 해외여행을 결심한 그는 2010년 한국을 찾았고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준 한국인들에게 이끌려 10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안드레스 씨는 "한국 사회는 (외국인에게) 개방적이지 않다고 들었는데 실제 겪어보니 어디서든 따뜻하게 대해줘 감동받았다"며 "한국어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했던 점도 정착에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습니다.

안드레스 씨는 서울대에 편입해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2014년 국내 대형 조선업체에 취업했지만, 열차 기관사의 꿈을 접을 수 없어 5년 만에 퇴사했습니다.

이후 열차 기관사가 되기 위해 여러 교육기관들을 찾았지만, "외국인은 어렵다"는 충고들만 들어야 했습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꿈을 좇아 2021년 송원대학교와 코레일 인재개발원에서 철도차량(전동차·디젤기관차) 운전면허를 땄고 같은 해 김포도시철도에 입사했습니다.

전동차 앞에 선 알비올 안드레스 씨 (사진=알비올 안드레스 씨 제공, 연합뉴스)

현재는 전동차 운전을 비롯해 기술 교육과 연구개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안드레스 씨는 "전동차를 시험 운행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일이 가장 즐겁다"며 "코로나 때문에 지난 4년간 아르헨티나에 가지 못했고 할머니 임종도 지키지 못하는 등 외국인으로서 어려움이 있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장래 목표에 대해 "한국산 전동차는 기술과 운영 측면에서 모두 뛰어나 여러 나라에 수출된다"며 "기관사로 현장 경험을 더 쌓아 앞으로 한국의 전동차 수출 프로젝트에 참여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알비올 안드레스 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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