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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카타르서 '벤투호' 극찬했던 클린스만…한국행 결심의 배경

[취재파일] 카타르서 '벤투호' 극찬했던 클린스만…한국행 결심의 배경
한국 축구에 클린스만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여유롭고 온화한 미소와 함께. 감독으로서 오랜 업무 공백과 '무책임'하단 비판을 받은 마지막 모습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 출신답게 자신감이 가득합니다. 입국장에서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세우더니 이튿날, 취임기자회견에선 "월드컵 4강 신화 재현"을 다짐했습니다. 신임 사령탑의 호기(豪氣)만은 아닐 겁니다.
 

TSG, 클린스만…한국 16강 진출에 "함께 기뻐"

클린스만은 FIFA TSG(기술연구그룹) 일원으로 카타르 월드컵을 분석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 경기를 전담했습니다. 현장에서 확인한 벤투호의 장단점에 대해 취임 기자회견에선 말을 아꼈지만, 대회 기간, 경기 직후 진행한 [▶팟캐스트]에서 클린스만은 시종일관 한국을 극찬했습니다.

첫 경기부터 우루과이보다 한국에 더 후한 점수를 줬습니다. 특히 수비 조직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수비적으로 매우 견고(solid)하고 조직적(discipline)이었다"며 "수비수 4명과 미드필더 4명이 지속적으로 함께 움직이면서 중원을 장악했다"고 호평했습니다. 가나에 패한 2차전 뒤에도, 승리한 가나보다 한국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한국은 가지고 있는 모든 걸 쏟아 부었다. 더 많은 기회를 잡았고, 모든 포지션에서 높은 템포를 유지했다"고 치켜세웠습니다. 하이라이트는 포르투갈전이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정신력과 투지를 보여줬다"면서 함께 기뻐했습니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해 기쁘다(We are happy for them)"고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브라질에 완패한 뒤에도 "후반 내내, 골을 넣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로 한 골을 뽑아낸 점은 칭찬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가나전, 이강인 교체 투입이 변곡점…손흥민, 정말 놀라워"

이강인 손흥민

클린스만이 특정 선수를 언급한 건 두 차례였습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이강인이었습니다. 가나전을 복기하던 클린스만은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교체 투입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고 꼭 집었습니다. 이강인이 들어가면서 손흥민이 움직일 공간이 만들어졌고, 경기장 에너지를 확 바꿔놓았다고 돌아봤습니다.

또 한 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빅팬'을 자처한 토트넘 후배, 손흥민 선수입니다. 포르투갈전 결승골을 도운 장면을 애정을 담아 설명했습니다.
 
"손흥민을 보면 항상 즐겁습니다. 아시다시피 손흥민은 안면 부상 후,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60~70야드(55~64m)를 달려 오프사이드를 절묘하게 피해 결승골을 도왔습니다. 정말 놀라운 선수입니다."

이어 전술적인 분석을 덧붙였습니다.
 
"포르투갈의 측면 수비수, 칸셀루와 달로가 전방으로 올라올 때, 한국의 고민은 시작됩니다.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인 손흥민이 수비를 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길 바라지는 않겠죠. 손흥민은 그 뒤 공간을 파고드는 데 힘을 써야합니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은 수비수들을 많이 도와줬고, 그러느라 많은 체력을 소모했습니다. 그럼에도 마침내 방법을 찾았고, 그 부분을 공략했습니다."
 

# 클린스만표 '공격 축구'…문제는 '어떻게?'

추측건대, 클린스만은 카타르에서 한국 축구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더 높은 곳으로 팀을 이끌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들어 한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클린스만은 신념을 강조했습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스페인 같은 강팀은 조별리그를 통과해, 대회 끝까지 갈 거란 자신감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겁니다. 단지 조별리그 통과만이 아닌, 그 이상 올라갈 거란 믿음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선수로서 1990년 월드컵과 1996년 유로선수권에서 우승한 경험, 감독으로서 자국 대표팀을 월드컵 3위로 이끈 경험은 우리 대표팀을 지휘할 때 강력한 무기가 될 겁니다.

또 공격에 방점을 뒀습니다. "1대 0 보단 4대 3으로 이기는 경기를 선호한다"고 한만큼, 손흥민을 벤투 시절보다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이강인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줄 수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어떻게'일 겁니다.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만으로 골을 넣을 수는 없습니다. 전술 운용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클린스만에게 한국 대표팀 사령탑은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겁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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