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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MZ는 '주 69시간' 찬성"…방패막 된 MZ, 실상은?

정부가 일주일에 최대 69시간 근로가 가능한 근로시간제도 개편안을 발표했죠.

업무 특성에 따라 몰아서 일하는 대신 길게는 한 달 휴가도 가능하다는 취지인데, 정부와 여당은 MZ세대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지난 8일 MBC 라디오) : 제가 볼 때는 2030과 관련된 청년층 같은 경우도 다들 좋아하고요. 이건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들을 많이 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개편안 발표 이후 연장 근로 악용 우려가 계속 나오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다시 MZ세대를 방패막으로 내걸었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지난 6일) : 요새 MZ세대들은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냐'라고 해서 권리의식이 굉장히 뛰어나다. 과거의 우리 같은 나이 많은 기성세대들하고는 달리. 저는 그래서 (MZ세대의) 적극적인 권리의식이 법을 실효성 있게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MZ세대는 권리 찾기에 적극적인 만큼 더 일하고 충분히 쉬는 걸 지지한다는 건데, 하지만 MZ세대의 실제 목소리는 달랐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이미 지난해 10월 청년들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한 결과가 뒤늦게 공개됐는데요, 추가 근로 시간에 대한 보상이 있어도 희망 근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 직장에는 취업하지 않을 것이란 답변이 절반 가까이 나온 겁니다.

MZ 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도 개편안에 공식적으로 반대했습니다.

근로조건을 개선해 온 국제사회의 노력과 역사적 발전 과정에 역행한다는 겁니다.

[유준환/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의장 : 주 40시간을 맞추는 선에서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좋다'라는 것이고. (이번 개편안은) 69시간까지도 쓸 수 있게끔 바꾸는 거잖아요. 그거에 대해서 동의하시는 분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장관께서) 권리 찾기 말씀하셨는데, 집단적 노사 관계에서는 사실 MZ세대든 어떤 세대든 노동자의 한 명이잖아요. 당당함 만으로는 이걸 극복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이번 개편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인 가운데, 정부가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우려 MZ세대를 억지로 끌어들인 게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드는데요.

무엇보다 휴가 사용에 있어서 사업장 상황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하다는 거죠.

쉴 틈 없이 일을 하고 "저 한 달 휴가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회사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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