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뇌전증' 병역 비리 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과 병무청 합동수사팀이 3개월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브로커와 병역 면탈자 등 137명을 적발해 재판에 넘겼는데, 그중엔 병무청과 구청 공무원도 포함돼 있습니다.
손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병역 브로커 구 모 씨를 구속하며 병역 비리 의혹을 수사해 온 합동수사팀은, 3개월간의 수사를 통해 구 모 씨 등 브로커 2명과 병역 면탈자 등 137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뇌전증을 이용해 병역을 회피하는 데 가담한 사람만 130명.
병역 면탈자 중에는 배구선수 조재성과 래퍼 라비, K리그 소속 축구선수, 영화배우 등 유명인이 다수 포함됐고, 병역 면탈을 도운 공범엔 전직 대형로펌 변호사와 한의사 등도 포함됐습니다.
병역 면탈자들은 브로커와 가담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신체검사 전 단계에서 뇌전증 환자로 행세하며 병역을 회피했습니다.
병무청·서초구청 소속 공무원들과 결탁해, 사회복무요원이었던 래퍼 나플라의 출근 기록을 조작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우울증 탓에 복무가 어려운 것처럼 출근 기록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고, 나플라 역시 의사를 속여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병역을 회피하고자 했습니다.
수사팀은 나플라와 범행을 도운 공무원 2명을 구속기소 하는 등 총 7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구상엽/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 수사팀은 병역 브로커의 범죄수익 약 16억 원을 환수하기 위한 추징 보전을 완료하였고, 병무청과 협력하여 병역 면탈자가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병역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병무청도 더욱 정밀한 병역판정검사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종호/병무청 차장 : 뇌전증 등 신체 등급 판정 기준을 좀 더 구체화하고 약물 농도 검사를 통하여 지속적인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하는 등 검사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또, 병역 면탈 의심자에 대한 추적 및 감시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황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