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란 정부, '여학교 가스 테러' 용의자 100명 넘게 체포해 조사

이란 정부, '여학교 가스 테러' 용의자 100명 넘게 체포해 조사
▲ 이란 여학생 노린 잇다른 독가스 테러

이란 정부가 최근 수개월간 전국에서 발생한 여학교 '가스 테러'에 대한 수사에 나서 용의자 1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이란 국영 IRNA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IRNA 통신은 이란 내무부 발표문을 통해 "테헤란을 포함해 전국 여러 도시에서 가스 테러 관련 용의자들이 체포돼 조사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내무부는 발표문에서 "초기 조사 결과 많은 사람이 장난이나 모험심에서, 또는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리거나 교실을 문 닫게 할 목적으로 해롭지 않지만 냄새 나는 물질을 사용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체포된 사람 중에는 적대적 동기를 갖고 국민과 학생 사이에 공포를 조성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비관론을 불러일으키려 한 이들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용의자들은 확실한 혐의가 밝혀질 때까지 조사받게 될 것이라며, 전국 여학교에 대한 가스 테러 건수는 지난 며칠 동안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전국적으로 여학교를 대상으로 한 가스 공격으로 의심되는 중독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이란 정부의 공식 집계는 없으나 의회(마즐리스)의 한 의원은 지난 6일 기준 전국 230여개 학교, 학생 5천여명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고, 미국에 있는 인권단체 '이란 인권 활동가들'(HRAI)은 최소 290개 학교, 학생 7천60명이 피해를 봤다고 집계했습니다.

3개월여에 걸쳐 여학생 수백명이 '불쾌하거나' '알 수 없는' 냄새를 맡은 후 호흡곤란, 메스꺼움, 현기증 등 증상으로 고통을 겪었고 일부는 병원에서 치료받았습니다.

이란 정치권에서는 강경 이슬람 단체가 여학생 교육에 반대해 저지른 소행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인권 운동가들은 여학생들이 지난해 9월 이후 전국으로 확산한 반정부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최근 가스 공격을 '용서할 수 없는 범죄'라고 규정하고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란 정부에 가스 테러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가려내 합당한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