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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설전 2차전?…콜롬비아-엘살바도르 정상 서로 또 '악플'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사진=AFP, EPA, 연합뉴스)

소셜미디어에서 상대방을 자극하며 한 차례 설전을 벌인 콜롬비아와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말꼬리 잡기 같은 비방 조의 글로 또 맞붙었습니다.

10일(현지 시간)로 이틀째 이어진 두 정상의 티격태격 다툼은 구스타보 페트로(62) 콜롬비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테이블 아래에서 (몰래) 협약하는 것보다 속임수 없이 협정하는 게 낫다"며 엘살바도르 정부를 향한 '갱단과의 암약' 의혹을 비난했습니다.

앞서 CNN 스페인어판은 엘살바도르의 미주 대륙 최대 규모 감옥 신설을 두고 '살인율 감소 효과를 얻으려고 갱단에 더 좋은 수용 조건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나이브 부켈레(41) 엘살바도르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당신(페트로) 아들은 테이블 아래에서 돈 거래 계약을 하는 사람 아닌가요? 댁내는 괜찮으신지"라고 반격했습니다.

페트로 아들인 니콜라스 페트로 부르고스가 금품수수 등 의혹으로 콜롬비아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을 거론한 것입니다.

그대로 끝나는 듯한 말싸움은 날이 바뀐 이날 2차전으로 이어졌습니다.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일종의 댓글 같은 '인용하기' 기능으로 부켈레의 트윗을 자신의 트위터로 끌고 온 뒤 "친애하는 나이브 대통령, 우리 집은 괜찮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이곳(콜롬비아)엔 무죄 추정이라는 보편적 원칙이 있다"며 "우리는 대통령이 판사를 해임하지도 않는다"고 쏘아붙였습니다.

앞서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의회까지 장악한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2021년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판사들을 무더기로 해임하는 데 앞장서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를 재차 끄집어낸 페트로는 "우리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더 발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자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역시 똑같이 '인용하기' 기능으로 페트로의 트윗을 가져오고서 "무죄 추정? 콜롬비아 국민들은 그게 사실인지 아니면 그들에게 이미 물든 것 같은 또 다른 거짓말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여기에 더해 "나와 우리나라 내정에 대해 공격한 건 당신이었다"며 "나는 당신 존재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퍼부었습니다.

두 사람은 좌파(페트로)와 중도 우파(부켈레)로 정치적 성향이 다르긴 해도 그간 특별한 악연은 없었습니다.

온라인에서 감정 싸움하듯 악성 댓글을 달며 상대방을 비난하는 건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다만,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경우 자기 대표 정책 중 하나인 '범죄와의 전쟁'에 대한 비판 목소리에 예민하게 대응하며 지지층을 결속하고 여론을 단속하는 활동의 연장선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자의적인 체포와 강압 수사 등 인권 침해 논란 속에 비상 사태를 1년 가까이 연장 중인 부켈레는 국내·외 비평을 수시로 트위터에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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