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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태극전사…이정후마저 분노한 눈빛으로 빠져나가

고개 숙인 태극전사…이정후마저 분노한 눈빛으로 빠져나가
▲ 경기 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단

한국 야구 역사에 '도쿄 참사'로 기록될 경기를 마친 태극 전사들은 도쿄돔을 빠져나가며 참담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분노와 수치감, 당혹감을 느끼며 악몽 같았던 경기장에서 빠져나갔습니다.

한국은 어제(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2차전 일본전에서 13대4로 완패했습니다.

3회 초 양의지의 2점 홈런과 이정후의 적시타로 3점을 먼저 낸 한국은 3회 말 곧바로 넉 점을 허용하고 리드를 빼앗겼습니다.

6대3으로 뒤처진 6회에는 박건우가 솔로 아치를 그려 잠시나마 희망의 싹을 틔웠지만,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지며 대량 실점했습니다.

13대4로 벌어진 7회 투아웃 만루에서 구원 등판한 박세웅이 이닝을 끝내지 못했다면 콜드 게임 수모를 당할 뻔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대부분의 선수는 말없이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을 지나갔습니다.

선발 투수 김광현은 분노와 회한으로 가득 차 당장 눈물을 쏟을 것 같은 얼굴로 지나갔고, 김광현을 구원 등판해 2이닝 1실점을 남겨 대표팀 투수 중에는 제 몫을 한 원태인도 후드를 뒤집어쓰고 빠져나갔습니다.

1⅓이닝 무실점으로 대표팀 투수 중 유일하게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은 박세웅 얼굴에도 참담한 심경이 묻어났습니다.

대부분의 야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패한 뒤 동료들을 먼저 위로하고, 팀을 대표해 인터뷰했던 이정후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선수단을 대표해 짧게나마 소감을 밝힌 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는 현역 빅리거 토미 현수 에드먼이었습니다.

에드먼은 "일본은 아주 재능 있는 팀이었다"면서 "여전히 우리는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고 말한 뒤 떠났습니다.

호주와 일본에 연달아 패한 한국은 2라운드(8강)에 진출하려면 기적을 바라야 합니다.

체코가 호주를 잡아주고, 한국과 체코 그리고 호주가 2승 2패로 맞물려야 합니다.

한국은 오늘(11일) 하루 휴식한 뒤 체코(12일), 중국(13일)과 경기로 조별리그를 마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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