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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한 손엔 유모차, 다른 손엔 담배…伊 '흡연자 천국'도 옛말 될까

이탈리아 '실외 금연 추진'에 반발 이어져…내각 문턱 넘어야

[Pick] 한 손엔 유모차, 다른 손엔 담배…伊 '흡연자 천국'도 옛말 될까
'흡연자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유모차를 끌면서 공원과 길거리 등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기 부모를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흡연에 관대한 나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탈리아에서 금연 구역을 실외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6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 라스탐파에 따르면 오라치오 쉴라치 보건부 장관은 최근 금연 구역 확대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2005년 1월부터 실내 금연법이 시행된 이후로 금연 구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는데, 이번엔 실외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탈리아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에 따르면 지난해 이탈리아 성인 흡연율은 24.2%로 집계돼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성인 4명 중 1명이 흡연자인 셈입니다.

이에 쉴라치 장관은 지난달 의회에서 "모든 시민이 개인의 기본권이자 공동체의 이익인 건강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법안 초안 내용을 보면 술집 외부 공간과 버스정류장을 금연 구역에 포함하도록 했습니다.

또 공원에서도 임신부와 어린이가 주변에 있으면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규정하고, 연초 담배는 물론이고 전자 담배도 금지됩니다.

다만 해당 법안이 시행되려면 의회로 넘어가기 전 내각 승인이 필요한데, 반발하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토리오 스가르비 문화부 차관은 "권위주의적이고 독재적인 정권에서나 나올만한 발상"이라며 "이러한 조처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흡연을 장려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은 "전자 담배는 일반인들이 연초 담배를 끊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연초 담배 금지에는 찬성하면서도 전자 담배까지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 반대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법안 시행 여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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