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전 충격패…그래도 키스톤은 MLB급 명수비

'빅리그 키스톤 콤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충격적인 패배에도 흔들림 없는 수비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두 선수는 오늘(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B조 호주전에서 엄청난 수비 범위와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매끄러운 손놀림으로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에드먼과 2번 타자 유격수로 나선 김하성의 수비력은 1회부터 빛났습니다.

김하성은 상대 팀 첫 타자 팀 케널리의 깊은 내야 타구를 손쉽게 잡은 뒤 강한 어깨 힘으로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올렸습니다.

이어 2번 타자 앨릭스 홀의 중전 안타성 타구도 2루 근처에서 잡아낸 뒤 1루로 공을 던져 아웃 카운트를 늘렸습니다.

에드먼의 수비 실력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1회 3번 타자 로비 글렌디닝의 땅볼을 안정적으로 잡으며 이닝을 끝냈습니다. 


백미는 3회였는데 호주 대표팀 선두 타자 울리히 보자르스키가 2루와 유격수 사이로 향하는 강습 타구를 때렸고, 에드먼은 엄청난 스피드로 뛰어가 슬라이딩하며 잡아냈습니다.

내야안타가 됐지만, 에드먼의 수비 반경이 얼마나 넓은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에드먼은 3회 1사 1루에서 앨릭스 홀의 타구를 잡고 간결한 동작으로 2루로 공을 던져 1루 주자 보자르스키를 잡았습니다.

이대호 SBS 해설위원은 "에드먼의 순간 판단력이 매우 뛰어났다"며 "투수에게 큰 도움을 주는 플레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후에도 김하성, 에드먼은 실수 없이 모든 내야 땅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습니다.

김하성과 에드먼의 수비력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최상위권으로 평가받습니다.

에드먼은 2021년 MLB 각 부문 최고 수비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NL) 2루수 수상자이고, 김하성은 2022년 골드글러브 NL 유격수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두 선수의 수비력을 믿고 팀 색깔을 정하기도 했습니다.

박세웅, 김원중(이상 롯데), 이용찬(NC 다이노스) 등 땅볼 유도형 투수들을 대거 선발한 배경입니다.

김하성과 에드먼은 대표팀이 미국에서 진행한 전지훈련과 국내 연습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문제없이 대표팀에 녹아들며 최고의 플레이를 뽐냈습니다.

에드먼은 공격에서도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그는 4-8로 뒤진 8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서 볼넷을 골라내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7-8로 뒤진 9회에도 첫 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를 뽑아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