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전 7회말 1사 상황에서 2루타 날린 뒤 태그된 한국 강백호
한국 야구대표팀이 모든 걸 걸고 나선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첫 경기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했습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늘(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호주전에서 7대 8로 역전패했습니다.
호주와 일본(10일), 체코(12일), 중국(13일)과 차례로 만나는 이강철호는 조 편성이 발표된 직후 3승 1패로 8강에 진출한다는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설령 까다로운 상대인 일본에 패한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는 호주를 1승 제물로 삼겠다는 속셈이었습니다.
호주는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던 팀이지만, 한국은 국제대회 호주전 8연승을 이어가 방심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경기 하루 전인 8일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주장 김현수가 "호주를 잡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다른 곳은 바라보지도 않았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다르게 나왔습니다.
대표팀 타자들은 5회 원아웃까지 13명의 타자가 연속 범타로 물러날 만큼 호주 마운드에 고전했습니다.
또한, 투수들은 줄줄이 장타를 허용하며 호주의 타선을 견뎌내지 못했습니다.
일찌감치 호주전 선발로 낙점받은 고영표는 몸에 맞는 공 2개와 피홈런 1개로 4⅓이닝 2실점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갔습니다.
두 차례 일본프로야구팀과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한 김원중은 4대 2로 앞선 7회 원아웃 1, 2루에서 구원 등판해 역전 3점 홈런을 내줬고, 8회 마운드에 오른 대표팀 베테랑 양현종도 쐐기 스리 런을 두들겨 맞았습니다.
7회 대타로 나와서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 하다가 태그 아웃당한 강백호의 실수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될 장면이었습니다.
이로써 한국 야구대표팀은 최근 3번의 WBC 모두 첫 경기에서 패하는 징크스를 이어갔습니다.
2013 WBC에서는 네덜란드에 0대 5로 졌고, 2017 WBC에서는 이스라엘에 1대 2로 패했습니다.
초대 대회인 2006 WBC 4강, 2009 WBC 준우승에 빛나는 팀인 한국은 이후 두 번의 대회는 1차전 패배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거푸 1라운드에서 짐을 쌌습니다.
또 1라운드에서 패한 한국은 5팀 가운데 2팀만 2라운드(8강)에 진출하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통과에 먹구름이 드리웠습니다.
한국은 10일 일본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1라운드를 통과하고, 이번 대회 목표로 삼은 4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비롯한 메이저리그 선수와 자국 리그 스타 선수가 총출동한 일본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입니다.
한국전 선발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만 95승을 거둔 베테랑 다루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유력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