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부사관 교통사고로 동승 아내 숨져…범죄 의심 정황 수사

강원 동해에서 육군 부사관이 승용차를 몰다가 단독사고를 내 아내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이 범죄가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나섰습니다.

군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어제(8일) 오전 4시 58분쯤 강원 동해시 구호동에서 육군 모 부대 소속 A(47) 원사가 몰던 싼타페 승용차가 축대 벽을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내 B(41) 씨가 숨졌고, A 씨가 다발성 골절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고 당시 강한 충격으로 차량 앞부분이 심하게 부서지면서 A 씨와 B 씨가 차량에 갇혔고, 소방대원들은 오전 5시 17분쯤 B 씨를 먼저 구조한 데 이어 20분 뒤 A 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A 씨는 당시 음주는 하지 않았으며, 사고 지점은 내리막길도 아니었습니다.

졸음운전 혹은 운전미숙을 가능성 등을 살피던 경찰은 사고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판단해 A 씨의 자택 주변부터 사고 지점까지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A 씨가 모포에 감싸진 상태의 B 씨를 차에 태우는 모습과 차량이 사고 지점 주변을 여러 차례 맴도는 모습 등 범죄가 의심되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동해경찰서로부터 CCTV 등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군사 경찰은 사건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오늘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군에서 경찰과 합동으로 사고 경위와 사망 원인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혐의에는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말씀드리기가 제한됨을 양해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동해 경찰은 오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B 씨의 부검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군사 경찰에 전할 방침입니다.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