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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WBC 호주전 필승전략, 질롱 코리아 3인방에게 물어봤습니다

2023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이 네덜란드와 쿠바의 개막전으로 시작됐습니다. 2013년과 2017년 WBC에서 두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에 그치며 수모를 겪었던 대한민국 대표팀이 설욕전을 펼칠 기회를 얻게 된 겁니다.
 
우리 대표팀이 1라운드를 통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경기는 누가 뭐라 해도 첫 경기인 호주전입니다. B조에 속한 나머지 상대인 체코와 중국이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대회 규정상 호주만 잡으면 일본전의 승패와 상관없이 조 2위까지 올라가는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호주전에서 우리 대표팀이 명심해야 할 필승전략은 무엇일까요?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호주 리그를 경험한 3명을 통해 호주전의 포인트를 짚어봤습니다.
 

<이병규 삼성 라이온즈 수석 코치 (질롱 코리아 감독)>

 
이병규 코치 (사진=연합뉴스)
이병규 코치
“오로클린은 제구력 좋은 투수. 좌타자 상대 몸쪽 직구를 경계해야 할 것”
“화이트필드의 주력은 수준급…슬라이딩이 거친 선수들이 많아 부상에 유의해야”

Q. 질롱 코리아는 지난 1월 호주 선발 오로클린과 상대했다. 어떤 투수였나?

이병규 코치 : 평범했어요. 다만, 제구력은 좋은 편이고요. 좌타자한테 좀 까다로울 수 있을 거 같은데, 크로스스텝으로 던지는 데다 몸쪽을 잘 던져요. 변화구도 각이 큰 커브와 슬라이더를 구사하는데, 조심은 해야 할 거 같습니다.
 
Q. 호주 투수들은 대체로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요?

이병규 코치 : 볼은 빠르지 않아도 제구력이라든가 바깥쪽으로 던지는 체인지업 구사가 되게 좋을 수도 있어요. 그런 공을 많이 던지거든요. 볼이 느린 투수들은 제구가 좋고 바깥쪽 체인지업처럼 떨어지는 구종은 굉장히 잘 던지는 투수일 거예요.
 
Q. 호주 대표팀에는 호주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호주 리그는 어떤 선수들이 많나요?

이병규 코치 : 굉장히 공격적이에요. 투수들은 공격적으로 승부를 하는 스타일이고, 타자들도 적극적으로 치는 스타일이에요. 주루 플레이 같은 부분은 좀 거칠기도 하고요.
 
Q. 거칠다는 건 어떤 건가요?

이병규 코치 : 좀 조심해야 될 부분인데, 우리가 수비할 때 주자들의 슬라이딩이 좀 거칠게 들어오는 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 선수들 몇 명이 주자들이랑 좀 충돌하기도 했어요. 수비할 때 깊게 들어오는 슬라이딩을 좀 조심해야 될 거 같아요.
 
Q. 우리 투수들이 호주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하는 게 좋을까요?

이병규 코치 : 스윙도 굉장히 거칠게 해요. 그래서 투수들은 옆으로 휘어지는 것보다 상하로 떨어지는 변화구로 승부하면 이길 확률이 좀 더 높을 것 같아요.
 
Q. 이번 호주 대표팀 선수 중에 경계해야 할 만한 선수는 누가 있을까요?


이병규 코치 : 애런 화이트필드 선수가 베이스러닝을 굉장히 잘하거든요. 주자로 그 선수가 나가면 조금 경계도 해야 되고 그럴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Q. 고영표 선수가 호주전에 선발로 출전합니다. 호주 타자들에게 아무래도 사이드암 투수가 낯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병규 코치 : 질롱에 사이드암 투수인 김재영 선수나 서준원 선수가 투구를 했을 때 좋은 적도 있었지만, 조금 난타당한 적도 있었어요. 두 선수가 직구와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공 위주로 던지다 보니까 그게 호주 타자들 배트에 걸렸던 것이거든요. 고영표 선수는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잘 던지니까, 그 부분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Q. 호주 리그가 아무래도 KBO보다는 수준이 조금 낮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병규 코치 : 그렇죠. 그런데 WBC는 큰 대회고 프로팀이 아닌 단일팀끼리 붙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뭐라고 장담할 수는 없을 거 같아요. 초반 분위기를 잡는 쪽에 승산이 있을 것 같습니다. 초반에 실점을 막고, 실책 같은 걸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Q. 우리 팀 타선에서 호주 투수들을 가장 잘 공략할 수 있는 선수는 누굴까요?

이병규 코치 : 아무래도 이정후 선수죠. 그다음엔 김하성 선수. 이런 선수들이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야 할 것 같아요.
 

<장재영 키움 히어로즈 선수 (질롱 코리아에서 투타겸업)>

 
키움 투수 장재영, 투타 겸업 도전
장재영 선수
“화이트필드, 대표팀 투수들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선수”
“호주 타자들의 공격적인 성향을 이용하면 대표팀 투수들이 쉽게 막을 수 있을 것”

Q. 호주 리그를 경험한 느낌이 궁금합니다.

장재영 선수 : 일단 타자로서는 초구부터 좀 더 적극적인 타격을 하려고 했고, 투수로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던졌습니다. 스트라이크존으로 형성되는 공을 많이 던져서 타자들이 치게끔 하려고 했던 게 잘 통했던 것 같습니다. 호주 타자들이 좀 공격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Q. 호주 대표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애런 화이트필드 선수와 상대를 해본 느낌은 어땠나요?

장재영 선수 : 상대를 할 당시에는 그렇게 주목받는 선수인 줄 몰랐습니다. 그냥 그 당시에는 타자가 누구인지 신경을 안 쓰고 제 투구에만 집중을 했습니다. 아마 상대 전적이 좋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대표팀 투수 선배들은 저보다 더 좋은 공을 가지고 있고, 커맨드도 저보다 더 좋기 때문에 충분히 대표팀 선배들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호주 타자들의 체격이 다 좋아 보이더라고요.

장재영 선수 : 다 마이너리그를 뛰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좋은 타자들은 다 좋은 스윙을 돌렸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Q. 타자로 상대한 호주 투수들은 어땠나요?

장재영 선수 : 일단 공이 되게 빠른 선수들이 있었고, 커브가 대체적으로 다 좋았던 것 같아요. 저는 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제가 오랜만에 타석에 섰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던 거 같아요.
 

<박주홍 키움 히어로즈 선수 (질롱 코리아에서 오로클린 투수 상대 경험)>

 
박주홍 키움 히어로즈 선수 (사진=연합뉴스)
박주홍 선수
“오로클린, 투심성으로 좌타자 몸쪽으로 휘어지는 직구 구위가 좋은 투수”
“대표팀 타자들, 오로클린 직구만 노리고 치면 충분히 공략 가능할 것”

Q. 오로클린은 어떤 느낌의 투수였나요?

박주홍 선수 : 한 타석 상대해 봤는데, 기억에 남는 건 직구가 좀 구위가 좋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우리 한국 대표팀 타자들은 충분히 공략할만한 공이라고 생각합니다.
 
Q. 키가 196cm더라고요. 타점이 굉장히 높을 거 같은데요.

박주홍 선수 : 타점도 좋고, 특히 좌타자들한테 몸쪽 직구를 많이 던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직구가 투심성으로 몸쪽으로 말려들어 왔던 게 기억이 나요. 몸쪽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다가 볼로 빠지는 공도 많이 있었습니다. 변화구는 그렇게 위력적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대표팀 선배들이) 직구만 생각하고 치면 충분히 이길 것 같습니다.
 
Q. 오로클린 선수 외에 전반적인 호주 투수들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요?


박주홍 선수 :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직구는 한국 선수들이랑 크게 다른 게 없는데, 변화구가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다만 저희 대표팀 투수 선배들보다는 좀 아래라고 생각합니다.

(취재 : 유병민·배정훈 / 영상취재 : 공진구 /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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