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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섹션 응원' 더 이상 못 본다…맥 끊기고, 거부감 생겨

<앵커>

매년 백호기 축구대회 때면 선보였던 고등학생들의 화려한 바디섹션 응원전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응원전을 경험했던 학생들이 모두 졸업을 해서 응원을 전수하는 맥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강석창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19 발생 1년 전인 2019년 열렸던 백호기 축구대회입니다.

스탠드에서는 화려한 바디섹션 응원이 이어집니다.

학교 상징인 호랑이가 내달리는 모습이 바디섹션으로 연출됩니다.

탱크가 나타나 포를 쏘고, 헬기가 미사일을 발사해 패배라는 글자를 파괴하는 모습도 바디섹션으로 그려집니다.

학생회 간부들의 지휘에 따라 일사 분란하게 체육복과 교복을 펼치고 여미면서, 다양한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바디섹션 응원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더 많을 정도였습니다.

바디섹션 응원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기도 했습니다.

바다섹션 응원은 연습부터 온전히 학생회 주도로 진행됐습니다.

좌석 번호에 따라 각 장면별 동작을 길게는 한 달 넘게 반복 연습을 하며 익혔습니다.

바디섹션 응원을 위해 학교 체육복 디자인까지 바꿨습니다.

[고건우/제주대학교 2학년 : 전통이라서 처음에는 그냥 약간 어찌 보면 반 강제적일 수도 있게 시작은 했는데 하고 나서 학교에 대한 애착심도 생기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끝나고 난 뒤에는 그렇게 악감정 이런 건 없었고요. 그냥 되게 잘했다.]

하지만 고등학생들이 선보였던 화려한 바디섹션 응원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3년간 백호기 축구대회가 중단되거나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면서, 바디섹션 응원 방법을 전수할 수 있는 맥이 끊겨 버렸기 때문입니다.

축구부가 있는 5개 고등학교 모두 응원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그동안 졸업을 해버려, 복잡한 바디섹션 응원 연습 자체를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게다가 단체 응원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거부감도 나타나, 경기 관람 위주의 자율 응원으로 대체할 예정입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회 임원진이 꾸려지면, 응원 참가 희망 신청을 받을 예정이지만, 예전처럼 바디섹션 응원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동건/제주대학교 3학년 : 시대에 따라서 좀 바뀔 수 있다고는 생각은 하는데 이제 해본 입장으로서는 하고 나면 상당히 좀 괜찮았거든요. 재미도 있었고 다 뿌듯하기도 하고 다 이제 끝나고 영상을 보면 그만큼 좀 성취감이 진짜 정말 많이 느껴졌어요. 근데 그런 게 없어진다고 하니까 좀 아쉽기도 하고.]

코로나19 파장이 학교마다 서서히 지워져 가고 있지만, 매년 봄 뜨겁고 화려했던 고교생들의 바디섹션 응원은 다시는 볼 수 없게 돼 버렸습니다.

(영상취재 : 강명철 JIBS, 화면제공 : 제주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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