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Pick] "숨지기 전까지 병원비 아낀 아내가 모은 순금, 좋은 곳에 써달라"

폐암 아내가 평생 모은 순금 130돈…남편 손전헌 씨,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

사별한 아내가 평생 모은 10돈짜리 순금 13개를 기부한 손전헌 씨. (사진=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사별한 아내가 남긴 금을 기부하고 싶습니다."

지난달 13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로 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폐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아내가 남긴 금덩이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싶다는 바람이 담긴 손전헌(67) 씨의 전화였습니다.

그가 모금회를 찾아 꺼낸 금덩이는 10돈짜리 순금 13개.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3천800만 원어치였습니다.

이 순금들은 손 씨의 아내 故 김현화 씨가 평생을 모은 것이었습니다.

아내 김 씨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은 뒤 "생활이 곤궁할 때 하나씩 팔아서 생계에 보태어 쓰라"는 말과 함께 금덩이를 남겼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남편을 향한 아내의 깊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별한 아내가 평생 모은 10돈짜리 순금 13개. (사진=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그러나 손 씨는 차마 이 금들을 팔 수 없었습니다.

금을 두고 고심하던 손 씨는 의미 있는 곳에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손 씨는 "아내가 생계에 보태라고 준 금이었지만 그보다 아내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었다"며 "죽기 전까지 혼자 남겨질 나를 걱정하며 치료비를 아꼈던 아내인 만큼 이 금들이 좋은 곳에 쓰여 하늘에서 아내가 기뻐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사연에 모금회는 지난 3일 손전헌 씨와 故 김현화 씨 부부의 이름을 98, 99호에 나란히 올리고 감사패를 전달했습니다.

'나눔리더'란 나눔 실천으로 지역사회의 나눔 문화를 선도하는 개인 기부자를 뜻합니다.

강주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돌아가신 부인이 남긴 유산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결심이 가슴에 큰 울림을 준다"며 "고귀한 성금이 어려운 이웃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하늘에서 아내분이 분명 기뻐하실 겁니다", "남편분도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등 지고지순한 부부의 사랑에 숙연한 반응이었습니다.

사별한 아내가 평생 모은 10돈짜리 순금 13개를 기부한 손전헌 씨. (사진=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