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끈 미제 살인 사건, '조각 지문'이 풀었다

<앵커>

지난 2007년, 인천에서 택시기사를 숨지게 한 뒤에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던 2명이 16년 만에 붙잡혔습니다. 발전된 과학 수사 기법을 통해서 경찰이 당시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단서를 찾아냈습니다.

손기준 기자입니다.

<기자>

어두운 골목길을 남성 두 명이 뛰어갑니다.

지난 2007년 7월 1일 새벽, 인천에서 벌어진 택시기사 강도살해범들의 모습입니다.

피의자들은 이렇게 고가도로 아래서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내버려 둔 채 택시를 타고 달아났습니다.

자신들의 차량이 있는 곳까지 훔친 택시로 이동한 이들은 택시에 불을 지른 뒤 그대로 도주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타고 달아난 차종을 확인해 용의 차량 5천900대를 추적했지만 성과는 없었고 사건은 미궁에 빠졌습니다.

10년 뒤 지난 2016년, 인천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이 추가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분석 대상 차량을 9만 여대로 늘렸고 차량 소유주 2천400여 명도 일일이 수소문했습니다.

결정적으로 택시 방화에 불쏘시개로 쓰인 종이에서 사건 당시에는 찾을 수 없었던 지문 일부를 발전된 과학수사 기법으로 검출해 낼 수 있었습니다.

[오승진/인천경찰청 형사과장 : 다양한 과학 수사를 통해 발견한 유력한 단서와 용의 차량의 소유관계를 순차적으로 수사하여 A를 강도살인 피의자로 특정하고….]

결국 지난 1월 40대 A 씨를 주거지에서 체포했고 지난달에는 공범인 40대 B 씨마저 검거했습니다.

A 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B 씨는 금품을 목적으로 살해했다고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당시 뺏은 돈은 6만 원이었습니다.

경찰은 16년 동안 이들이 평범하게 일상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이승열, CG : 전유근, 화면제공 : 인천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