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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서 공포의 들개 떼로…재개발이 마을에 남긴 고민

<앵커>

3기 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인 한 재개발 지구에 사람들이 버리고 간 개들이 최근 계속 늘고 있습니다. 목줄도 없는 개들이 동네에 많아지자, 지자체가 개들을 붙잡아서 보호소로 보내고 있지만, 이젠 그런 시설에서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편광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늦은 밤, 재개발을 앞둔 하남 교산지구의 한 공터.

어미 개와 새끼 한 마리가 인기척에 경계심을 보입니다.

사람이 다가가자 어미는 산으로, 새끼는 컨테이너 밑으로 숨어 버립니다.

[박영철/주민 : 전부 유기센터로 갔는데 지금 남아 있는 개가 새끼를 낳아서 있는 상태.]

낮에도 목줄 풀린 개들이 야산과 남의 집 마당 등 동네를 휘젓고 다닙니다.

[최요신/주민 : 일 나갔다 들어오는데 이미 마당은 강아지들이 3, 4마리가 점유를 하고 있어요.]

모두 재개발을 앞두고 주민 이주가 시작되면서 남겨진 유기견들입니다.

주인이 없다 보니 굶어서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예민해진 상태에서 여성이나 아이들에게 더 위협적이라고 합니다.

[박영철/주민 : 여성분이나 어린애들을 보면 짖고 좀 무섭게 하는데….]

주민 민원이 이어지자 하남시는 전담팀을 꾸려 매일 포획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포획된 유기견은 보호소로 보내지는데, 최근 두 달 새 포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교산지구에서 구조된 유기견들이 오는 보호소입니다.

평소 32마리를 수용할 수 있지만, 지금은 여기에서 태어난 새끼들까지 70마리가 넘습니다.

이주 대상 주민은 2천300여 명인데 현재까지 이주율은 20%밖에 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주가 본격화되면 유기견 숫자가 수백 마리까지 늘 것으로 지자체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금광연/하남시의원 : 들개화된 무리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 시에서 최선을 다해서 막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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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편광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지자체는 어떤 대책 준비?

[편광현 기자 :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주민들이 이주하는 임시주택이 아파트 형태여서 개를 키울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하남시는 데려가지 못할 상황이면 유기하지 말고 차라리 시에 인계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 사육을 포기한 동물을 지자체가 인수할 수 있는 규정이 생기기 때문인데요. 행정당국이 공식적으로 입양을 추진하는 등, 인수 동물을 관리해서 유기견 문제를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입양되지 않으면 어차피 안락사될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어서 얼마나 주민들의 호응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강화되는 '동물보호법' 내용은?

[편광현 기자 : 다음 달 27일부터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강화되는데요. 반려견을 방치해 다치게 하면 학대로 규정하고, 현행처럼 과태료 대상이 아니라 형사처벌인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방치된 뒤 죽음에 이르게 하면 3년 이하 징역형까지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반려견에 대한 견주들의 책임감입니다. 정말 개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스스로 입양처를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새 주인을 찾아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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