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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소유였던 애완 하마, 해외이주 조치되는 이유는

콜롬비아 아시엔다 나폴레스 공원의 하마들 (사진=AP, 연합뉴스)

콜롬비아의 '마약왕'으로 불렸던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기르던 하마들의 '후손'이 해외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에스코바르는 1980년대 안티오키아주 메데인에서 약 250㎞ 떨어진 아시엔다 나폴레스 동물원에 수컷 하마 1마리와 암컷 하마 3마리를 들여왔습니다.

1993년 에스코바르가 숨진 뒤 당국은 해당 동물원에 있던 동물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겼지만 하마는 옮기기가 번거롭다며 남겨졌습니다.

이후 하마는 마그달레나강 유역을 따라 급속도로 번식하기 시작했고 130~160마리 규모로 불어나면서 이른바 '코카인 하마'로 불렸습니다.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한 논문은 이곳 하마의 개체 수가 20년 안에 1천500마리로 급증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습니다.

이 논문은 하마의 배설물이 수역 산소농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어류 생태계뿐 아니라 주민들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하마가 서식하는 물에는 시아노박테리아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수질을 떨어트리고 물고기 떼죽음을 유발해 어업 공동체를 망가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학술지 '생물보존'에 지난 2021년 실린 논문은 하마가 작물을 훼손하거나 주민들에게 공격성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우려가 커지자 당국은 하마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생식기능을 없애거나 피임화살을 쏘는 방식을 도입했으나 효과는 제한적이었습니다.

당국은 결국 하마 70마리를 인도(60마리)와 멕시코(10마리)의 자연보호구역에 각각 이주시키는 계획을 최근 마련했습니다.

안티오키아주 주지사 아니발 가비리아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들(하마)을 수용할 능력이 있는 나라에 보내고 번식을 통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가비리아 주지사에 따르면 콜롬비아농업연구소 등의 승인을 거치면 올 상반기 내에 하마들의 이주가 가능할 전망이며, 하마들은 특수 상자에 담겨 비행기로 운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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