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지구촌 바다생태 보호할 '역사적 합의' 도출

유엔은 15년이 넘는 논의 끝에 전세계 바다를 보호할 국제해양조약 제정에 합의했습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해양 및 해양법 대사 레나 리는 현지시간 4일 미국 뉴욕시 유엔 본부에서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습니다.

합의된 조약의 골자는 2030년까지 공해(公海)를 포함한 전 세계 바다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생태계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어획량, 항로, 심해 광물 채굴 등 인간 활동에 제한이 생깁니다.

조약의 공식 문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세계 해양의 생물 다양성을 보호할 획기적 조치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공해는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부터 대양으로 뻗은 해역을 뜻합니다.

통상 각국 해안에서 200해리(약 370㎞) 밖에 있는 해역이 여기에 속하며 국가 관할권이 없습니다.

공해는 지구 전체 바다의 64％를 차지하지만 고작 1.2％만이 기후 변화, 남획, 자원 난개발로부터 공식적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이날 합의에 따라 고래와 거북 등 멸종위기 동물들도 서식지 보존으로 덩달아 보호를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유엔은 바다 생태를 지키기 위해 공해 보호를 골자로 하는 조약 제정을 추진했으나 회원국 간 견해차로 협상에 진통을 겪어왔습니다.

특히 해양자원 발굴에서 나오는 이익 분배와 관련해 부국과 빈국의 마찰이 오래 지속됐습니다.

국제사회에서 이번 조약 제정에 대한 논의는 15년 이상 이어졌으며 공식 협상이 진행된 것만도 4년이었습니다.

이번 합의에 이른 막판 협상은 1년이 덜 걸렸다.

최종 협상은 2주 동안 이어지다가 38시간에 달하는 마라톤 회의 끝에 타결됐습니다.

리 대사는 합의 내용이 크게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재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