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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자작나무가 까맣게 변했다…30년 공들인 숲 '수난'

새기고, 벗기고, 긁고…멍드는 자작나무숲

<앵커>

강원도 인제에는 수령이 30년 넘은 순백의 자작나무숲이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 명소로 꼽혀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많은데, 일부 탐방객들이 나무껍질을 벗기고 낙서까지 해 나무를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해발 750m, 높은 산 속 분지에 하얀 옷을 입은 자작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찼습니다.

땅을 딛고 곧게 서 있는 자작나무는 순백의 잔설과 어울려 고고한 멋을 풍깁니다.

잔가지도 거의 없는 높이 20m의 나무줄기가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어 있습니다.

[탐방객 : 예쁘다. 여기 너무 하얗고 예쁜 것 같아.]

숲을 조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9년부터입니다.

7년 동안 병충해로 고사한 소나무를 베고 자작나무 묘목 70만 그루를 심었는데, 30여 년 만에 울창한 숲이 됐습니다.

숲 면적만 138㏊로 솎아베기를 통해 자작나무 12만 2천 그루가 튼튼하게 자랐습니다.

[송동현/산림청인제국유림관리소 주무관 : 한랭성 수종이다 보니까 지금 현재 북한 백두산 인근이나 함경북도에 자생하는 것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우리 남한 쪽에는 조림한 자작나무만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국민의 숲으로 지정됐고, 코로나가 덮친 최근 3년 동안에도 해마다 평균 25만 명이 찾는 명소입니다.

하지만 탐방객이 몰리면서 숲을 훼손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탐방객들이 껍질을 벗겨간 자작나무입니다. 훼손 흔적이 이렇게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자작나무에 사랑을 표시하면 오래간다'는 속설에 하얀색 껍질을 마구 벗겨가 딱지가 생긴 듯 까맣게 변했습니다.

이름을 쓰거나 낙서하기도 하고 뾰족한 도구로 상처를 입히기도 했습니다.

'훼손 금지' 안내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자연 생태 관광의 명소가 된 자작나무숲이 건강하게 잘 보존되도록 탐방 문화 개선이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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