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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섰는데 1만 원, 애국 페이?…군대 떠나는 군인들

<앵커>

오늘(3일) 군이 직업군인들의 처우개선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애국심에만 기대 터무니없이 적은 급여를 주고 있다며 초급 간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건데, 실제 장교 지원 경쟁률이나 부사관 충원률도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진송민 기자가 최근 군을 떠난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윤조현 씨는 반년 전, 7년 복무한 군대를 떠났습니다.

[윤조현/예비역 육군 중사 (7년 복무) : 군복 관련된 게 아직 편해요. 그래서 거의 군복 입고 있습니다.]

환경미화원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까지, 여러 일을 하는 이른바 'N잡러'가 됐는데, 수입은 부사관 때보다 2.5배 늘었습니다.

[윤조현/예비역 육군 중사 (7년 복무) : 중사를 달아도 그때 당시 실수령 금액이 가족수당 뭐 이런 것을 다 받아도 200(만 원)이 사실 안 됐었습니다.]

4년 살았던 노후 관사에서는 이런 일을 겪었습니다.

[윤조현/예비역 육군 중사 (7년 복무) : 간부 숙소(관사)를 받았는데 장마철이 되거나 비가 자주 오면 물이 샙니다. 사비를 들여서 도배를 4번 정도 했었습니다.]

공군 특수구조대원으로 자부심이 컸던 이유정 씨는 한 달에 열흘에서 보름 정도 집에 갈 수 없었습니다.

[이유정/예비역 공군 중사 (7년 복무) : (비상 대기로) 집에 들어가는 횟수도 적고 그런 것에 대비해서 처우나 복지 이런 것들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지난달 14일, 국회에 청원서를 낸 한 부사관의 부인은 "2세 계획도 못 세운다"며 처우 개선을 호소했는데, 5만 명 넘는 동의를 받았습니다.

'열정 페이'에 빗대 '애국 페이'라는 자조까지 나오는 초급 간부들의 현실.

[김영솔/예비역 해군 대위 (6년 복무) : 간부들이 한 달에 배를 타는 경우 200시간을 초과 근무를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시간외수당을) 67시간밖에 인정을 안 해주는 거예요.]

이른바 '현업공무원'이 아니라며 경찰, 소방 등과는 달리 시간외수당을 '하루 4시간'까지만 인정해주는 규정 때문입니다.

야근하고 받는 돈도 여전히 평일 1만 원, 주말 2만 원.

[곽선희/예비역 육군 중위 (2년 4개월 복무) : 하루를 꼬박 새우면 (당직) 수당이 1만 원밖에 안 나와요. '현타(현실자각)'가 많이 왔죠.]

지난해 부사관 충원율은 82.9%에 그쳐, 전년 대비 7.3%P나 떨어졌습니다.

장교 지원 경쟁률도 하락 추세입니다.

지난 2021년까지 5년간 해군 장교와 부사관 700여 명은 해경으로 이직을 선택했습니다.

[엄효식/국방컨설팅업체 대표 : 군은 나름대로 예산을 투자해서 뭘 바꿨다고, 바꿨다고 얘기하는데, 군대를 가야 하는, 또는 군에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직도 되게 이게 더디다는 거죠.]

[김일생/전 병무청장 : (초급 간부의) 당직 근무 수당이라든지 GOP 수당에, 훈련 수당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현실화해줄 필요가 있다.]

군은 오늘 전군지휘관회의를 열어 단기복무장려금과 수당을 2배 올리고, 호봉승급액과 당직근무비 등을 공무원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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