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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으면 죽어" "엉망이네"…법도 못 지킨 콜센터 직원들

<앵커>

실적 압박 못지않게 콜센터 노동자들을 힘들게 하는 건 고객들의 폭언입니다. 지난 2018년 산업안전보호법 개정안, 일명 감정노동자보호법이 시행됐지만 정작 노동자들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정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콜센터 대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막말을 하고,

[콜센터 노동자-고객 (카드사 콜센터) : 당신 VIP 담당 맞아? 맞냐고? (고객님 반말은 자제 부탁드리고요.) 아 니가 VIP 담당 맞냐고. 당신 말 버벅거리지말고 다른 사람 전화하라고 해. 당신 일하는 꼬라지가 영 엉망이야.]

다짜고짜 욕설을 쏟아붓기도 합니다.

[콜센터 노동자-고객 (공공기관 콜센터) : 이 XXX, 가만히 있어. XX야 전화 끊으면 죽는다. 너 (계속 욕을 하시면 저도 통화하기 어렵습니다.) 그럼 욕을 안 하게 만들어.]

모두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된 지 4년이 넘은, 지난해 통화들입니다.

콜센터 노동자들은 '다음 소희' 영화 속 악성 고객들이 현실에서도 적지 않다고 말합니다.

[20년 차 콜센터 노동자 : 충격적인 말을 듣고 나면 쉰다고 해결되는 게 사실 아니더라고요. 잠도 못 자고 정신과 치료도 받고 현재 약을 복용을 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보호법 시행으로 악성 고객의 경우엔 콜센터가 통화 중 먼저 차단하고, 고객에게 시달린 직원에게 휴식 시간을 주기도 하는데, 아직 미흡합니다.

심리 상담 요청은 많은데 몇 개월씩 기다려야 할 정도입니다.

[12년 차 콜센터 노동자 : 심리 상담사가 있어서 신청을 해서 한 시간씩 마음 안정을 컨트롤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대신에 한 번 신청하면 한 반년을 기다려야 됩니다.]

노동자들에 대한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늘리고, 하청 콜센터뿐 아니라 실적 압박에 일정 책임이 있는 원청 업체들도 피해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최혜란,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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