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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 덜 찍었어? 뭐해" 압박에…숨진 고객도 붙들었다

<앵커>

지난 2017년 통신사 하청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던 고등학생이 실적 압박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사건을 다룬 영화가 최근 개봉하기도 했는데, 당시 상황에 비해 지금의 콜센터 근무 환경은 얼마나 나아졌는지 취재했습니다.

먼저, 제희원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속 주인공처럼, A 씨는 한 통신사의 자회사 콜센터에서 4년간 일했습니다.

'해지방어팀' 소속이었던 A 씨는 이달 초 퇴직을 결정했습니다.

해지방어팀은 고객이 통신사 계약을 끊으려고 하면 전화 통화로 이를 막고, 다른 요금제 등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방어율' 등을 놓고 콜센터 간에, 또 상담사들 간에 치열한 실적 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A 씨/통신사 '해지방어팀' 퇴사 : 센터 간 경쟁 구도와 인센티브 때문에 고객이 해지해달라고 해도 바로 해지를 못하게 하고 실적 때문에 압박하는 상황이죠.]

상담사들의 통화 수와 마케팅 점수 같은 지표는 한두 시간 단위로 집계되고, 조금이라도 뒤처진다 싶으면 곧바로 관리자들의 질타가 이어집니다.

[콜센터 관리자 : 마케팅이 0건이 말이 돼? 그렇다고 약정을 많이 했어? 해지를 덜 찍었어? 뭐 하는 거냐고 다들. 오늘만 넘기면 되겠지, 이거야?]

심지어 고객이 숨진 경우에도 방어율을 높이려 가입 유지를 유도해야 했습니다.

[B 씨/통신사 콜센터 상담사 : 실제로 (휴대전화를) 쓰던 자녀가 죽었다. 그래도 무조건 (가입 유지) 안내를 하게 되어 있어요. 40명으로 시작했으면 (1년 후에) 많이 남으면 한 4명, 3명?]

중소 콜센터로 갈수록 실적 압박은 더 심해지는데, 콜센터 노동자 10명 가운데 8명이 우울증 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원형희, CG : 서승현·이준호)

▶ "끊으면 죽어" "엉망이네"…법도 못 지킨 콜센터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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