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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챙겨 먹던 '제로 설탕',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제로 설탕의 위험성은 '익숙함'에 있다

스프 뉴스스프링 (사진=연합뉴스)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현대 만성병의 가장 큰 원인이 과거에는 지방이라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설탕 회사의 로비를 받은 거짓 연구 때문이었고 실제 주범은 설탕이었습니다. 설탕의 피해를 줄이고자 설탕 대신 감미료를 본격적으로 사용했던 때는 지방의 누명이 벗겨진 시기와 비슷합니다. 감미료는 '제로 설탕'이라고도 하는데, 제로 칼로리 콜라 등 많은 음료수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클리블랜드 대학 연구에서 제로 설탕을 많이 먹으면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강을 위해 일부러 챙겨 먹었는데,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니 당황스럽습니다. 다시 설탕으로 돌아가야 할까요?
 

어떻게 된 걸까? - 제로 설탕과 에리스리톨

미국 클리블랜드 대학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60대 미국인 2,100명과 유럽인 833명의 혈중 제로 설탕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3년을 지켜봤습니다. 혈중 제로 설탕 농도가 상위 1/4로 높았던 사람들은 제로 설탕 농도가 하위 1/4로 낮았던 사람들보다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이 2배 높았습니다. 제로 설탕 성분이 혈전을 만들어 뇌와 심장의 혈관을 막히게 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 연구 결과가 네이처 메디슨이라는 유명 저널에 게재되면서 전 세계 언론으로 전파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로 설탕은 천연 감미료, 인공 감미료, 당알코올로 나뉘고 수십 종이 있습니다. 클리블랜드대 연구팀은 '에리스리톨'이라는 당알코올 하나만을 연구했습니다. 에리스리톨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제로 설탕 전체에 대해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제로 설탕을 사용해 '제로 칼로리' 이름이 붙어 있는 콜라, 사이다 등 열다섯 종류를 구입해 살펴봤더니 두 개 제품에서만 에리스리톨이 확인됐습니다. 국내 제로 칼로리 음료수들은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등 세 종류의 제로 설탕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제로 설탕은 괜찮은 걸까요?
 

좀 더 설명하면

1879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화학과 교수는 실험을 하다 우연히 사카린이라는 물질을 발견했습니다. 사카린은 설탕보다 300배의 단맛을 내고 열량이 거의 없어서 이상적인 감미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100년 이상 굳건했던 사카린의 위상은 1977년에 추락했습니다. 캐나다 연구팀의 쥐 실험에서 방광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명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쥐에게 고농도의 사카린을 먹였는데 사람으로 환산하면 일일섭취허용량(ADI)의 500배에 달하는 양입니다. 사람은 사카린 음료수 800캔을 매일 마셔야 방광암이 발생할 수 있어서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1998년 국제암연구소가 사카린을 발암 물질에서 뒤늦게 제외시켰지만, 사카린의 명예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걸음 더 - 미국 FDA, 한국 식약처 설명은

자국의 발명품을 허망하게 잃은 아픔 때문인지 미국 FDA는 제로 설탕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놨는데, 안전한 제로 설탕 6종을 먼저 기술했고 이후 3종을 추가했습니다. 안전한 제로 설탕 6종 중 1번은 사카린입니다. 그다음으로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가 적혀 있습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제로 설탕 22종 중 16종에 대해 위해성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 결과 일일섭취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위해성이 매우 낮거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에리스리톨은 미국 FDA와 우리 식약처 조사에서는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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