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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명문대, 내 아이는 정신과 치료"

<앵커>

오늘(3일)은 정순신 변호사 낙마로 불거진, 비판을 넘어서 분노로 확대되고 있는 학교 폭력 관련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폭력 자체도 문제지만, 힘 있는 부모덕에 가해자는 멀쩡히 살아가고, 오히려 피해자만 고통의 늪에서 허덕이는 게 우리가 느끼고 있는 공분의 본질입니다. 

이태권 기자가 이러한 현실부터 전해드립니다.

<기자>

중학교 3년 내내 영재원을 다녔던 A 씨.

하지만 3학년이던 지난 2017년 3월부터 악몽이 찾아왔습니다.

특목고 입시학원을 함께 다니던 동급생으로부터 폭행이 시작됐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또 다시 잠들면 또 때려서 또 애가 깨면 모른 척하고 다른 척하고 이런 식으로….]

가해 학생은 통학버스 안에서 동급생들이 보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피해 학생의 뺨을 폭행했습니다.

심지어는 잠든 피해 학생의 휴대전화를 몰래 꺼내 사적인 대화 내용을 훔쳐보기도 했습니다.

학교폭력심의위원회는 가해 학생에게 가장 가벼운 '서면 사과' 조치를 내렸고, A 씨 측이 재심을 청구한 뒤에야 접촉금지 등의 추가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그러자 가해 학생 측은 행정소송으로 맞대응하고 나왔습니다.

부산의 한 대학병원 의사인 가해 학생의 아버지는 아들을 건들지 말라며, 고소를 운운하면서 피해자 측을 몰아붙이기 시작했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단 한마디의 걱정 위로 위안 이런 말 한마디 없었고요. 이렇게 행정소송까지 한 거 보니까, 반성의 기미가 없구나.]

가해자 측의 행정 소송은 기각됐지만, 우울증 등에 시달리던 A 씨는 지난해 군에 입대한 뒤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결국 정신과 입원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6년간 A 씨가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사이, 가해자는 과학고를 거쳐 국내 명문 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우리 아이의 영혼을 뭐랄까 살인에 가까운 그런 정말 끔찍한 행동을 해서, 꽃을 꺾어버린 거죠.]

(영상취재 : 최준식·김승태,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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