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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에게 밉보였다고…" 토스 직원들 '줄퇴사', 왜?

<앵커>

은행과 증권까지 발을 넓히고 있는 핀테크 기업, 토스에서 최근 직원 여러 명이 한꺼번에 회사를 관뒀습니다. 퇴사자들은 회사가 제대로 된 기준도 없이 사실상 사직을 권고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네카라쿠배당토', 취업준비생에게 인기가 많아 첫 글자를 딴 말까지 생긴 유명 IT 기업들입니다.

이 중 토스는 2013년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 계열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한 개발팀 직원 45명 중 6명이 한 번에 퇴사하면서 권고사직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회사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사직서에 사인했다'거나 '제대로 된 기준 없이 권고사직이 이뤄지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퇴사자들은 개인별 업무성과를 측정하는 인사 평가 시스템 없이, 동료 간에 이뤄지는 정성 평가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토스의 전직 인사팀장은 공정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A 씨/토스 계열사 전직 인사팀장 : '다른 사람들이 너 못한대' 하면 우선 1차적으로 멘붕이 올 수밖에 없고요. 누구한테 밉보이면, 리더한테 밉보이면 안 된다, 결과적으로 지금 토스는 정치적 조직이 되어버렸다고….]

이런 관행이 토스 내 만연한 문화가 됐다고도 말했습니다.

[A 씨/토스 계열사 전직 인사팀장 : 소위 말하는 '토스라이팅'이 개인에게 됐기 때문에 이런 것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거고요. 토스와 가스라이팅의 합성어입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상 "근무 평가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이뤄져야 합니다.

이 때문에 평가 항목과 수치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채 권고사직을 강요하는 건 불법입니다.

[권호현/직장갑질119 변호사 : 권고사직을 종용하면 사실상 해고이고,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평가 기준에 따라야 하고 직무 재교육 등 노력한 경우에만 적법한 해고입니다. 실리콘밸리식 쉬운 해고가 우리 노동법과 맞지 않은 측면이….]

토스 측은 "개인별 성과 측정 기준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동료 평가가 매우 세분화 돼 있고 이를 통해 합의 하에 퇴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한일상, 영상편집 : 신세은, CG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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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정반석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넷플릭스·구글도 동료 평가?

[정반석 기자 : 맞습니다. 팀 단위로 개발하는 IT 업종에서 주로 쓰이는데요. 구글이나 넷플릭스도 이런 360도 동료 평가 제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도를 국내에 도입할 때에는 주의해야 합니다.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은 동료평가는 인사의 보조자료로만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판결했는데요. 실제 인사 관리에서는 반드시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적 자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구글도 지난해 동료 평가 비중을 대폭 줄이는 인사 개편에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노동계에서는 실리콘밸리식의 쉬운 해고가 권고사직 형태를 통해서 만연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Q. 토스 권고사직 논란?

[정반석 기자 : 네, 토스 측은 자발적인 합의한 퇴사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퇴사율도 다른 IT업체보다 높지는 않다라고 말을 하고 있는데요. 토스 측에서 제작한 회사 대표의 영상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이승건/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2019년 유튜브 영상) : (권고사직을 한다더라) 진짜? 흔한 대기업에서 이야기하는 하위 10%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게 존재한다 하더라도 내보내는 프로세스가 존재하고 그러진 않는다.]

[정반석 기자 : 하지만 일부 퇴사자들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저희 인터뷰에 응한 전직 인사팀장도 부당한 권고사직을 강요당했다고 사측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요. 블라인드에 글이 올라오고 있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이 제기되는 등 이런 잡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타트업 시절의 동료 평가 방식이 이제 커진 기업 규모, 다양해진 구성원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인지 되짚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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