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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WBC 역대 최강 라인업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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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원래라면 2021년에 열렸어야 했지만, 코로나로 2년이 순연되면서 올해 무려 6년 만에 야구의 대축제가 열리게 된 겁니다. 2006년의 4강 신화, 2009년의 준우승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함께 대한민국 야구 인기의 부흥을 이끌었던 WBC는 2013년과 2017년, 우리 대표팀이 두 대회 연속 예선 탈락에 그치며 잠시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2023년 WBC는 이 전 두 대회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높습니다. 타선의 짜임새가 다른 어떤 대회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치른 첫 연습경기부터 강백호와 최정의 홈런포가 터지며 7이닝 만에 8점을 뽑아낸 대표팀 타선은, 모두 4번의 연습경기에서 37점을 얻어내는 가공할 위력을 뽐냈습니다.

악천후가 이어지며 오락가락하는 일정 속에서 ‘메이저리거 듀오’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없이 이뤄낸 성과라는 게 특히 더 고무적입니다.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 역시 “야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타선이 약점으로 평가돼 왔습니다. 예전보다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아직 이강철 감독이 주전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바탕으로 다가올 WBC의 주전 야수 명단을 짜봤습니다.

그리고 대회 전년도의 성적을 기반으로 이전 네 번의 대회 라인업과 비교해 이번 대회 타선이 어떤지 비교해 보겠습니다. 물론 시대 상황과 리그의 수준이 다르니, ‘객관적 비교’는 불가능합니다. ‘재미’로 봐주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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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부문 : 양의지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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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009년 대회 때만 해도 포수는 우리 대표팀 타선의 핵심이라고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2006년 주전을 맡은 조인성은 조정득점생산력(이하 wRC+)이 68.6에 불과했는데, 리그 평균이 100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7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2009년의 주전 포수 박경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박경완은 당시 만 36세 시즌을 마친 상태였는데, 전성기가 지난,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베테랑이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WBC 대표팀의 포수는 여전히 빼어난 타격성적을 자랑하고 있는, 리그 최고의 타자 중의 한 명, 양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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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양의지가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다는 겁니다. 양의지의 국제대회 통산 성적은 타율 0.169, 1홈런에 불과하고, 2017년 WBC에서도 9타수 2안타 1타점에 그쳤습니다. 올 겨울 친정팀 두산으로 이적한 양의지는 WBC를 대비해 평소보다 빠르게 몸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위타순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양의지가 명예회복에 성공한다면, 이번 대회 라인업의 짜임새는 이전 어떤 대회보다 탄탄하게 변모할 것으로 보입니다.

 

센터 내야수 부문 : 사상 최강의 메이저리거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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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드러난 숫자로만 보면, 2017년이나 2009년의 조합이 더 뛰어나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WBC에서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출 김하성과 에드먼의 성적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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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하성은 MLB에 진출하기 전인 2019년(wRC+ 145.7)과 2020년(wRC+ 147) KBO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였습니다. 대부분의 키스톤 콤비가 하위타선에서 위치했던 것에 반해, 빅리그 평균을 상회하는 타격 능력을 갖춘 김하성과 에드먼은 상위타선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대 WBC 대표팀에서 수비의 핵심으로만 기능했던 키스톤 콤비 조합이 이번 대회에선 공격의 첨병 역할도 함께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코너 내야수 부문 : 약점 or 반전의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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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 코너 내야수입니다. 역대 최강의 코너 내야수 라인업(조선의 4번 타자 + 평화왕)이 갖춰졌던 2013년과 각각 결승, 4강 진출을 이끌었던 2009년, 2006년의 라인업에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이대호가 전년 시즌을 메이저리그에서 보냈던 것을 감안하면 2017년 WBC 대회보다도 확실히 낫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앞서 미국에서 펼쳐진 연습경기에서 박병호와 최정이 모두 홈런을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번 WBC에서 ‘즐거운 반란’이 일어나기 위해선 코너 내야수들의 분전이 절실합니다.

 

외야수 부문 : 추신수를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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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드러난 숫자 이면의 것을 봐야 하는 부문입니다. 2008년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은 추신수는 아메리칸리그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는 등 커리어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뒤 2009년 WBC에 참여했습니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의 경쟁력 차이를 감안할 때 2009년의 외야 라인업을 한층 더 높이 평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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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이정후가 KBO리그 MVP시즌을 보낸 뒤 참가하는 이번 대표팀 외야 라인업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이번 대회 주전 외야수들이 분발한다면, 대표팀의 목표인 4강 진출은 무난히 달성되고도 남을 것입니다.

 

지명타자 부문 : 반전의 강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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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역대 WBC 대회에서 가장 뛰어난 지명타자였는지는 의견이 분분할 것 같습니다. 2016년 KBO리그를 폭격했던 최형우와 2012년 성공적으로 KBO에 복귀한 ‘합법적 병역브로커’ 이승엽, 2004년과 2005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까지 초대받았던 최희섭 모두 뛰어난 타자였습니다. 하지만, 누가 가장 떨어지는 성적을 기록했는지는 숫자만 보면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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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최고의 천재 타자로 각광받던 강백호는 지난해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데뷔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성적만 놓고 봤을 때, 강백호는 지난해 리그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타자였고, 결국 전년에 비해 연봉이 47.3%나 삭감되는 수모까지 겪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강백호가 최고의 타자는 아닐지 몰라도, 최악의 타자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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