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Pick] 코비 브라이언트 '시신 사진' 돌려봤다가…유족에 거액 지급

헬기 사고로 숨진 코비 브라이언트와 딸 (사진=AP 통신 제공, 연합뉴스)
▲코비 브라이언트(사망 당시 41세)와 그의 딸 지아나 브라이언트(사망 당시 13세)

미국 LA카운티 구조 당국 직원들이 2020년 헬리콥터 사고로 사망한 미국 프로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와 그의 딸 지아나의 추락사 당시 사진을 돌려 본 사실과 관련해 당국이 유족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현지시간 1일 CNN,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사망한 코비 브라이언트의 아내인 버네사 브라이언트가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을 청구 소송에서 LA 당국이 브라이언트 유족에게 2천885만 달러(한화 약 379억 원)를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도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20년간 줄곧 LA 레이커스에서 선수생활을 해오면서 시즌 득점왕, 정규리그 MVP, 플레이오프 MVP, 올스타 MVP 등을 수상하며 활약했으며, 은퇴 뒤에는 그간 활약상을 인정받아 NBA의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린 슈퍼스타였습니다.

이런 코비의 피를 물려받은 둘째 딸 지아나 브라이언트 역시 유스 농구선수로 활약했고, 이들 부녀는 2020년 1월 26일 또 다른 유스 농구선수들과 그의 가족 등 총 9명과 전용 헬기에 탑승해 타 지역 농구 경기를 보러 가던 중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브라이언트 부녀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전·현직 대통령이 추모 메시지를 전했으며 농구계를 비롯한 스포츠계엔 추모의 물결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브라이언트 부녀의 사고 사진이 돌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코비의 아내 버네사는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LA 카운티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아내 버네사 브라이언트 (사진=AFP/연합뉴스)
▲버네사 브라이언트

이에 지난해 8월 진행된 재판에서 버네사는 "소셜미디어에 참사 사진이 올라올 것을 두려워하며 하루하루 살고 있다"며 "(코비 슬하 또 다른) 딸들이 소셜미디어를 하는 중에 갑자기 (아버지와 자매의 참사) 사진을 접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살아간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남편과 딸을 잃은 지 한 달 뒤에 보도를 보고 아물지 않은 슬픔이 더 커졌다"며 "사진이 여전히 돌아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극심한 공포로 발작이 일어난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공유된 해당 참사 사진에는 헬기 잔해뿐 아니라 사망자들의 모습을 근접 촬영한 것도 포함돼 있었으며, 이를 공유한 이들은 LA 카운티 경찰서, 소방서 직원이었습니다.

이를 공유한 직원들은 당시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시상식에 참석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직원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종업원에게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배우자에게 이를 보여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판에서 LA 카운티 측 변호인은 공유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 사진을 봤다는 점은 시인하면서도 사진이 대중에 유출되지 않았고 유족도 사진을 보지 못했다는 점, 당국 명령을 통해 사진을 삭제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참사 사진은 상황을 조사하는 데 필요한 도구였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헬기사고 현장 (사진=AP 통신 제공, 연합뉴스)
▲브라이언트 부녀가 탑승한 헬기 사고 모습

이를 살핀 배심원단은 브라이언트와 사망 당시 13세이던 딸의 사진 때문에 프라이버시를 침해당하고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버네사의 주장을 만장일치로 인정하면서 1천600만 달러(한화 약 210억 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습니다.

이후 LA 카운티는 협의를 통해 지난해 8월 연방 배심원단의 평결 1천600만 달러(한화 약 210억 원)를 포함해, 법원에 계류 중인 법적 청구와 향후 브라이언트 자녀들에 의한 청구, 양쪽 변호인 비용 등 모든 남아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조건으로 2천885만 달러(한화 약 379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LA 카운티 측 변호인 미라 해시멀은 "버네사와 그의 아이들이 지속해 상실을 치유해 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버네사 브라이언트의 변호인 루이스 리는 "버네사는 남편과 딸, 그리고 존중받지 못한 지역 사회의 모든 유족들을 위해 싸웠다"라며 "그의 승리와 이번 합의가 이런 관행을 끝내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 사고로 아내 세라와 13세 딸을 잃은 크리스토퍼 체스터 또한 1천500만 달러(한화 약 197억 원) 배상 평결이 난 바 있으며, LA 카운티는 그에게 추가로 495만 달러(한화 약 65억 원)를 배상하며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 AFP, AP 통신 제공,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