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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우리 아버지 제발 찾아주세요"…제보를 기다립니다

저희 뉴스브리핑 팀에 아버지의 산소가 갑자기 사라져버렸다는 황당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경기도 연천군입니다.

인적이 드문 샛길을 따라 올라가니, 파헤쳐진 묫자리가 나옵니다.

현창호 씨가 지난 40년 동안 아버지를 모셨던 산소 자리입니다.

작년 추석까지만 해도 가족들과 성묘까지 했는데, 올해 설에 갔더니, 벌초까지 해놨던 아버지의 산소가 사라진 걸 발견한 겁니다.

[현창호/제보자 : 땅 주인한테 전화도 해 보고 그러는데, 본인은 아니라고 그러지. (산소를 파서) 뭐 짓고 할 데가 없어요, 산이라. 여태까지 명절이고 설날이고 벌초도 하고 관리를 했으니까, (산소가) 망가진 것도 하나도 없고 훼손이 안 됐지 전혀. 자손이 돼 가지고 그거 너무 황당하니까….]

수소문 끝에, 굴착기 한 대가 산소를 파헤치는 걸 봤다는 주민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외진 곳이다 보니, 주변에 CCTV 하나 없어 증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초조한 마음에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속 터지는 대답만 들었습니다.

[현창호/제보자 : (신고한 뒤) 열흘 정도 지나서 다시 경찰서를 찾아갔죠. 서류를 뒤져보더니 접수가 안 됐다 그러더라고요. 열흘이 넘도록 접수도 안 해놓고 이러면 되겠냐고 그랬더니 CCTV도 없고 증거도 없고 '아저씨, 경찰이 신이에요?'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경찰은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답보상태입니다.

군청도 마찬가집니다.

[연천군청 관계자 : 원래는 본인 땅이라고 그래도 다른 사람이 묘지를 쓰면 마음대로 퍼 가지 못해요. 연고자랑 합의를 해야 하거든요. (지난 추석 이후로) 저희한테 신고나 허가받은 건 하나도 없거든요. (누군가) 무단으로 파가신 것 같은데, 불법이죠. 형법 160조 보시면 징역 5년 이하로 처하는 게 있긴 있어요.]

현 씨는 직접 근처 굴착기 기사들에게도 연락을 돌려 아버지 산소의 행방을 찾고 있습니다.

[현창호/제보자 : 부모님 산소가 없어졌는데 제 마음이 그렇죠, 너무 간절하죠. 어떻게 얼마만큼이나 그걸 설명할 수 있겠어요. 마냥 시간만 흘러가고 그러면 또 그냥 알아볼 방법은 점점 더 없어지고… 제발 좀 아버지 유해만이라도 찾을 수 있게 포크레인 끌고 와서 작업하신 분은 좀 제보를 해주셨으면….]

졸지에 불효자가 됐다는 현 씨는 아버지 산소 실종사건의 실마리를 알려줄 누군가의 제보를 간절히 기다리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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