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뉴블더] 돈으로 시간 끄는 가해자…영영 남을 담뱃불 상처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물러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 폭력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샀죠.

특히 분노 수치를 급상승시켰던 건, 검찰의 실세였던 정순신 변호사가 피해 학생의 심각한 고통을 철저히 외면한 채, 할 수 있는 법적인 수단을 총동원해서 이 소송전을 벌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최근 가해자의 승리 공식처럼 여겨지면서 생각보다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017년에는 한 학교 폭력 가해자 측에서 헌법 소원을 냈습니다.

가해 학생에게 징계를 내리도록 하는 학교폭력예방법 자체가 양심의 자유와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 겁니다.

당연히 헌법재판소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가해학생 측은 헌법소원 심리가 이어지는 동안 사건을 대법원까지 끌고 갔고 학폭이 불거진 뒤 2년 가까이 지난 뒤에야 최종 확정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처럼 부모의 재력으로 버티기 식 소송전을 장기간 이어가면 졸업할 때까지 학교생활기록부에 관련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각종 법무법인에서는 학교 폭력 전담팀을 만들어 홍보하기까지 합니다.

[변호사 : (학교폭력 사건은) 이만의 특수한 프로세스가 있어서 이제 일반 안 해본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런 설명을 좀 하고 그런 것(광고)도 있나 봐요. 피해자보다는 아무래도 가해자쪽이 선임을 많이 확실히 하는 것 같고, 확실히 부모의 경제력에 좀 비례한다….]

게다가 개학을 하고 수업이 온라인에서 대면으로 돌아오면서 학교폭력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지난 2020년 전국 학교의 학교폭력 심의 건수는 8천여 건이었는데, 지난해는 2만 건에 육박했습니다.

한 여중생의 손등에는 담뱃불에 데인 자국이 선명합니다.

한 살 위 선배들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는데, 온몸에는 폭행의 흔적이 남았습니다.

[폭행 피해 중학생 (지난 2021년 SBS 뉴스 중) : 몸 전체를 다 주먹으로 때리고, 손바닥으로 때리고, 다리로 배 때리고, 코피 터지기도 하고….]

가해자들은 뺏어간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동영상을 올렸고 추가 폭행을 암시하는 글을 SNS에 남기기도 했습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지난 2021년 SBS 뉴스 중) : 상황을 보면 제 딸만 힘든 거예요. 제가 보니까 이 환경 자체가 피해자를 보호하는 환경이 없어요.]

학교폭력 발생 이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논의되고 있듯이 학교폭력 이력을 입시에 반영하는 등 이렇게 가해자에게 벌주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에게 진정한 사과를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김붕년/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 네가 나한테 사과해. 그러면 내가 용서도 되고 자기 존엄성이 회복되는 거예요. 아이들 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다툼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소송전으로 피해학생에게 2차 가해를 했던 정순신 변호사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에야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은 유감 표명이나 사과 없이 교육부에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