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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강창일 "尹에 한일관계 조언한다면…'다 사람이 하는 것'"

- 尹 기념사, 한일관계 정상화 메시지 담길 것
- 한발 나아가려다 국론분열…신중한 접근 필요
- 징용 배상금 얼마 안되는데 "결국 명분 싸움"
- 日 관리들도 사람, 관계개선 논리로 설득해야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3년 3월 1일 (수)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강창일 전 주일대사

▷김태현 : 오늘이 3.1 104주년이지요.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취임 후에 첫 3.1절을 맞아서 과거의 불행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밝힐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에 대해서 일본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게 중요한데요. 주 일본 한국대사를 지낸 강창일 전 의원 전화로 연결해서 윤 대통령의 기념사 내용 짚어보고 향후에 한일관계도 전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사님, 나와 계세지요?

▶강창일 :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

▷김태현 : 대사님, 지금 한일관계 대통령이 취임 이후에 개선 의지를 수차례 밝혀왔잖아요.

▶강창일 : 네.

▷김태현 : 그런데 한일 외교장관회담 이게 이번 달에 열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사실상 무산됐다고 하고요. 양국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걸로 보이거든요. 현재 한일관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강창일 : 우선은 오늘이 3.1절입니다. 3.1절은 거족적이고 거국적인 민주공화제를 선포한 밑으로부터의 혁명운동이었습니다. 참 우리 선열들의 뜨거운 의지와 정신을 가지고 독립을 얘기했었는데요. 오늘 그날을 기념하면서 대통령이 아마 3.1절 담화가 있어야 하는데요. 오늘이 3.1절이라는 것을 잘 의식해서 대통령의 담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식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완전히 종속되어 있던 박정희, 전두환 군사정권 아래에서도 영토문제와 역사문제는 쉽게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김태현 : 그랬지요.

▶강창일 : 식민지에 지배당한 역사적 사실이 있고, 그 뒤에 국민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국민을 이길 권력은 없습니다. 한국 정부도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가 요즘 주춤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이 협조해 줘야 되는데 그들도 반한파와 일본의 국민정서를 생각해서 신중히 하고 있기 때문에 진척이 잘 안 되지요. 여기에서 덤벙덤벙대면서 섣불리 했다가는 매국적, 매족적 권력이 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요즘 한국 정부도 주춤했지 않나 이런 식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대통령이 그러면 취임 이후에 첫 3.1절 기념사인데요. 이 내용을 저희가 주목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일단 대통령실하고 여권발 소식을 보면 한일 양국의 과거사 문제 해결하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내용의 메시지가 담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원론적인 내용인데요.

▶강창일 : 그렇습니다.

▷김태현 : 대통령의 메시지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강창일 : 문재인 정부에서도 쭉 3.1절이나 8.15 축사 때 줄곧 그런 입장을 발표했었지요. 투트랙으로 나가자, 역사는 역사문제는 역사문제이고, 정치‧경제‧안보문제는 정치‧경제‧안보 문제로 해결해 나가자 이런 투트랙으로 아주 원론적 입장을 발표했었고요. 문재인 정부의 작년 8.15 때는 더 한발 나갔었어요. 과거문제는 우리 외교적으로 정치적으로 풀어나가자 이런 메시지를 했고요. 일본과 손잡아 나가야 된다, 그래서 그게 윈윈 아니냐 뭐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그러면서 국교 정상화, 한일관계 정상화의 강한 의지를 표명했던 적이 있는데요. 늘 그런 게 발표되다 보니까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도 그런 원론적인 얘기, 과거 정부가 했던 것에서 한 발자국 더 나갈 수 있을까 이런 염려를 하고 있어요. 걱정하고 있는데요.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가는 또한 그것이 발목이 돼서 엄청나게 국론분열에 이를 수도 있고, 아주 매국적 매족적 정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대통령실에서 되게 고민하고 있고, 대통령께서도 이 문제에 대해 고심하고 있지 않느냐. 그러나 한일관계 정상화의 강한 메시지는 발표될 걸로 알고 있어요.

▷김태현 : 그러면 대사님, 지금 양국 외교당국의 가장 큰 현안은 강제징용 배상 해법 이 문제인데요. 이게 아마 오늘 기념사에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있거든요. 그것도 대사님 방금 전에 말씀하신 더 들어가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다 이것 때문에 그런 건가요?

▶강창일 : 강제징용 문제가 단지 강제징용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바로 그것이 역사문제이거든요. 그 문제 때문에 모든 게 지금 꼬여 있는 것 아닙니까?

▷김태현 : 그렇지요.

▶강창일 : 이것은 아베 정권이 박정희 대통령의 한일협정 이후에 과거문제, 역사문제는 늘 존재해 왔어요. 그러나 그것은 별개로 하면서 정치‧경제문제를 풀어나갔거든요. 늘 과거에도 역사문제와 현재문제를 분리해서 투트랙으로 나갔었지요. 그런데 아베 정권이 와서 이것을 일괄화해서 합쳐버렸어요. 그러니까 엉망이 돼서 지금 이렇게 된 거거든요.

▷김태현 : 네.

▶강창일 : 우리 정부의 문제가 아니고 일본의 아베 정부의 입장이었어요. 그래서 2011년 이후에 일본에 반한 정서가 무르익어 오다가 2018년 아베 정권 들어와서 급속도로 한일관계가 악화됐거든요. 잘 모르고 있어요. 보통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 때문에 그랬는가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아베 정권에서 그렇게 했어요. 일본에서도 이러면 안 된다는 의견들이 정치인들 사이에 많이 있거든요. 이제 그것을 풀어나가야 돼요. 풀어나가야 되기 때문에 원인을 제공한 일본 정부가 뭔가 해법을 내놔야 돼요. 그런데 그것이 잘 안 되고 있어요. 일본도 조금 깊게 얘기하면 말이지요. 이미 한국인의 역사인식과 상식, 그리고 일본인의 역사인식과 상식이 서로 갈등, 충돌화돼 있어요. 이미 형성돼버렸어요. 그런데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배라는 것은 아주 불법적이고 잘못된 것이다라는 보편성을 갖고 있거든요.

▷김태현 : 네.

▶강창일 : 그런데 그것은 정말 일본적이에요. 일본적 상식이 돼버렸어요. 그건 보편성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식민지 지배를 가지고 축복이라고 하는 둥, 또 식민지를 통해서 한국이 발전했다는 둥 그런 망언들을 내뱉고 있고, 그것이 오랫동안 교육하고 세뇌교육을 통해서 굳혀져버렸어요. 그러니까 그게 참 어려운 거예요. 일본 정부에서도 자민당 정권인데 일본에 반한 의식을 갖고 있는 일본 국민, 그리고 반한파 정치인들의 눈치를 안 볼 수 없지 않습니까?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요. 그래서 일본은 늘 신중한 모드로 나가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덤벙덤벙대서 그런 거 없이 야, 한꺼번에 풀자. 한꺼번에 풀지를 못해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군사정권 때도 안 된 일이에요, 이 문제가. 그래서 신중하게 너무 서두르지 말고 접근해 나갑시다 이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태현 : 그러면 대사님, 지금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해서 우리 정부의 안이나 생각 같은 것이 이미 나와 있는 거잖아요. 결국 일본 측의 호응과 사과, 그다음에 일본 전범기업의 재단 출연, 이 두 가지 문제가 남은 건데요.

▶강창일 : 그것은 당연히 마지노선이에요. 당연히 일본 전범기업이라고 하면, 전범기업이라고 하면 이상한데 일제가 망하면서 옛날에 재벌이 해체됐거든요. 그러나 현재 계승하고 있거든요. 또 그 회사들이 한국에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당연히 그 회사들이 돈을 내놔야지요. 어떤 형식을 통해서 내놓느냐 하는 것은 나중에 기술적인 문제 아니겠습니까?

▷김태현 : 그러니까 당위적 측면에서는 그런데요. 일본에서 이 정도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건 왜 그렇다고 보세요?

▶강창일 : 그래서 저는 일본 정부가 협조해 줘야 되는데 아직도, 만일 거기가 안 내놨다 그러면 이건 면죄부를 주는 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일본 정부도 조금 양보해서 한국의 입장을 이해해 줘야 된다. 역지사지 입장이라는 게 그 얘기예요. 또 우리도 일본을 알고 있어야 되고. 그래서 해결할 강한 의지를 가지면 일본 기업들 당연히 거기에 돈 내놓으라는 거지요. 그리고 사죄해야 돼요. 그게 마지노선이거든요.

▷김태현 : 그렇지요.

▶강창일 : 그런데 왜 여기에 주춤거리는지, 얼마 되지 않는 돈이거든요. 명분 싸움인데요. 이제 일본도 한국보고 무조건 백기투항하라 하면 안 되고 한일관계가 좋은 게 일본을 위해서도 좋습니다. 때문에 일본에서도 협조하고 양보해 줘야 됩니다. 저는 이렇게 주장하는 거예요.

▷김태현 : 대사님,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그러면 일본으로부터 협조하고 양보하게 움직이게 하려면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뭐를 해야 될까요?

▶강창일 : 계속 논리를 가지고 전부 다 공부를 해야 돼요.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역지사지적 일본의 입장도 이해해 주면서 우리의 강한 논리를 가지고 일본을 설득시켜야 돼요. 제가 지금 얘기하는 게 되게 상식 아니겠습니까? 저는 일본대사 하면서 늘 일본 정치인들한테 이런 얘기를 합니다. 그랬더니 전부 수긍해요. 제가 지금 되게 상식적인 얘기를 하는데 못 받아주면 안 되지요, 논리적으로도. 그러니까 우리가 논리적으로 잘 무장해서 일본 나쁘다 나쁘다도 하지 마시고 진지하게 일본의, 사람이 하는 것 아닙니까. 일본 외교 외무성의 관리들도 전부 사람이거든요. 상식을 가지고 자꾸 논리적으로 이해시키고 이러는 게 가능하다고 봐요. 제가 수없이 일본 사람 만나서 얘기하면 전부 다, 제가 이런 얘기하잖아요. 내 말이 어디 틀린 게 있느냐, 당신들이 얘기해 봐라. 이렇게 하면 다 수긍해요.

▷김태현 : 대사님, 알겠습니다.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논리적으로 해결하라.

▶강창일 : 네, 논리를 가지고. 지피지기, 일본을 알아야 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대사님, 오늘 시간관계상 여기서 마무리해야 될 것 같습니다.

▶강창일 : 네, 수고하세요.

▷김태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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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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