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프] "엔진은 꺼졌다"…세계의 공장 중국, 역할은 끝났다?

돈은 젊은 나라로 간다

스프 경제
중국이 훅 늙었습니다. 

중국 인구가 6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경제력의 척도로 쓰이는 생산가능인구는 이미 줄고 있었습니다. 당장 ‘세계 공장’ 중국의 엔진이 식고 있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스프 경제자유살롱
중국뿐 아닙니다. 한국도 그렇고, 미국, 유럽, 일본 모두 생산가능인구 감소세가 본격화됐습니다. 이제 이 여파가 세계경제를 강타할 때가 됐다고, 그래서 세계경제의 모습이 예전과 같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2023년 들어 쏟아지고 있습니다.

스프 경제자유살롱
 
*생산가능인구 : 생산가능연령인 15세 이상 인구로 현역군인, 공익근무요원, 전투경찰(의무경찰 포함), 형이 확정된 교도소 수감자, 소년원 및 치료감호소 수감자 등은 제외함. OECD에서는 생산가능인구를 15-64세 인구로 정의함. 생산가능인구는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나뉘는데 경제활동인구는 다시 취업자와 실업자로 나뉘며, 비경제활동인구는 주부나 학생, 구직단념자 등이 해당됨.
(출처 : 국가지표체계 / K indicator)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대, 세계 경제의 모습은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요? 돈의 흐름과 투자의 패러다임도 바뀌게 되는 걸까요? 그 첫 이야기는 중국에서 시작해 보겠습니다.
 

중국의 엔진이 식는다

인구 감소는 특히 중국에게 아픈 대목입니다. 중국은 그동안 굉장히 많은 노동력, 그것도 매우 싼 노동력으로 버텨왔는데 그게 점점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 모델을 수출 대신 내수로 돌려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인구론, 새로운 40년을 준비한다’라는 보고서를 쓴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SBS 경제자유살롱에 출연해 중국과 일본을 비교하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1989년도에 일본의 노동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그때 1인당 GDP가 3만 달러였습니다. 부자가 된 다음에 늙기 시작한 거예요. 그런데 중국은 부자가 되기 전에 늙기 시작한 겁니다. 굉장히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아직 1인당 GDP가 1만 달러 수준입니다. 유럽과 일본의 경우, 1인당 GDP가 4만 달러 시대에 고령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그나마 충격이 덜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설상가상.
우크라이나 전쟁 뒤 더 심해진 미중 갈등과 신냉전 구도는 중국을 더 어렵게 할 전망입니다. 찰스 굿하트는 그의 저서 ‘인구대역전’에서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노동과 자본의 유입에서 제약에 처한 중국은 기술 향상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외국 기업의 유입이 없는 상태에서, 그리고 중국 기업의 외국 기술 확보에 대한 견제가 심해진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기술 이전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굿하트 교수의 전망대로 최근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를 주지 않겠다며 미국, 네덜란드, 일본이 손을 잡는 등 ‘반도체 기술 전쟁’은 이미 막이 올랐습니다.

물론 중국 역시 드론, 재생에너지, 안면인식 등 일부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압박은 더 자주, 더 강하게 진행될 전망입니다. SBS 경제자유살롱에 출연했던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장의 전망도 맥을 같이 합니다.  

“미중 간의 갈등에서 반도체 규제를 보면 미국이 중국의 급소를 아주 정확히 찌르고 있는 것 같거든요. 게다가 중국은 대표적으로 내수가 취약한 나라입니다. 물론 올 한 해만 놓고 보면 코로나로 인한 경제 봉쇄를 해제하면서 작년보다 올해 성장률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경제가 비효율로 돌아가면서 장기적으로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봅니다.” ( ▶ 참고 영상 )

다만 SBS 경제자유살롱에 출연했던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이사는 "인구 감소가 시작되어도 여전히 인구 대국이고, 인구가 줄어들고 그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데에는 5~10년의 시차가 존재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중국이 생각보다 적응이 빠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신중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엔진이 식었을 때는...

만약 '세계 공장' 중국이 추락한다면 가장 큰 문제는 전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추락이 세계 경제에 줄 충격입니다.

물론 예전에도 세계 2위가 추락했던 적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일본의 역할을 대신해 주었고 세계 경제에 미친 충격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중국을 대신할 나라가 없다는 점이 다릅니다. (▶ 참고 영상)

일본의 경제가 쪼그라들기 시작했던 때인 1990년대 초로 거슬러 가보겠습니다. 일본은 1990년 생산가능 인구가 고점을 찍었고, 2000년대 초반부터는 아예 전체 인구가 줄어들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시작되면서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고 물가 하락이 심해졌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중국이 일본 몰락의 충격을 완화시킬 정도로 빠르게 떠올랐습니다. 신영증권 보고서는 “일본의 노령화는 중국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가볍게 상쇄되었다”라고 당시를 평가했습니다.

스프 경제자유살롱
하지만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다릅니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미중 갈등과 신냉전으로 경제 선진국들이 생산설비 리쇼어링을 강화하면서 직접 생산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세계 공장 '중국'을 대체할 만한 나라가 나오기 힘든 생산 구조로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돈은 젊음을 찾아간다...'젊은 나라' 인도? 중동?

인도가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합니다. 물론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가 최근 눈길을 끌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세계인구 1위였던 중국 자리를 인도가 차지하면서부터 더욱 그렇습니다. 인도는 현재 14억 2천8백62만 명으로 인구수 세계 1위.

스프 경제자유살롱
특히 인도가 눈에 띄는 건 ‘글로벌 사우스’라는 이름으로 예전의 제3세계를 다시 규합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고, 미중 갈등 와중에도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많은 투자를 받고 있는 ‘줄타기 외교’ 덕분입니다.

SBS 경제자유살롱에 출연했던 강성용 서울대 교수는 “인도에 대한 외국의 직접 투자 FDI가 2년 전에 비해서 76% 급증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돈이 충분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무역 적자를 보더라도 경제가 흔들리지 않고 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  참고 영상 )

인도 뿐 아니라 중동,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젊은 나라들이 많이 있고 이들이 투자 대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박소연 부장의 의견입니다.

“인도는 모디 총리가 들어서면서 경제, 정치 시스템이 많이 바뀌어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개혁 개방을 하고 있고, 인구 증가가 같이 가고 있습니다. 역시 인구 증가가 이뤄지고 있는 곳 가운데 중동이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경우는 여자가 운전을 할 수 없었는데 이제 운전면허를 주고 있습니다. (중동지역에서) 개혁 개방 분위기가 가속화하면 인구 증가와 맞물려서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가 있죠.” ( ▶ 참고 영상 )

다만 아직 금융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못하거나, 정치적으로도 불안한 나라들이 많다는 점이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대목입니다. 개인 투자자라면 세계적인 대형 자본의 대세를 따라 가기 보다는 안전한 간접투자가 꼭 필요합니다.

 

사람 대신 로봇?

인구 감소 시대에는 노동력의 가치가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 생산가능인구는 정점을 지났습니다.

스프 경제자유살롱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상황은 정반대였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세계화가 진행된 1980년대부터 얼마전까지 임금 상승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1979년 미중 수교를 한 뒤, 중국이 세계 경제에 편입되어 공장 역할을 하고 1989년도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동유럽이 역시 세계경제의 공장에 편입하면서 임금상승률은 뚝 떨어졌습니다. 

스프 경제자유살롱
SBS 경제자유살롱에 출연한 박소연 부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내가 연봉 3천만 원을 받는데, 다른 나라에서 연봉 300만 원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 나오면 저와 사장은 연봉 협상이 안됩니다. 그냥 공장을 그쪽으로 옮겨버리면 되니까요. 세계화 시대가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세계화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스프 배너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