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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조상의 선물, 삶의 투쟁으로서의 고래"…원로 화가 곽훈 개인전

[FunFun 문화현장]

<앵커>

일본으로 건너가 이도다완으로 완성된 조선의 막사발, 또 알래스카 원주민들의 고래잡이. 원로 화가 곽훈의 작업은 우리 DNA에 새겨진 원천을 파고듭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Homage to Homo Sapiens / 3월 31일까지 / 예화랑]

알래스카의 푸른 바다 위로 거대한 북극고래가 솟구칩니다.

작은 배에 올라탄 채 작살을 들고선 인간에게 고래잡이는 숙명이나 다름없습니다.

사냥이라는 행위를 넘어서서, 숭고하게 치르는 의식절차인 것입니다.

[곽훈/작가 : 고래는 삶의 투쟁의 하나의 대상으로서 고래지, 수렵의 대상으로서 고래는 아니다. 에스키모나 뭐 우리 조상들도 그랬을 거예요. 이 고래는 조상이 보내주는 것이다.]

그래서 알래스카 원주민들에게 고래잡이는 '할라잇', 즉 '신의 선물'로 각인돼 있습니다.

고래 그림 이전에 작가는 찻잔을 집중적으로 탐구했습니다.

붓으로 빚은 찻잔 336개가 전시장 입구 벽면을 가득 메웠습니다.

1970년대 미국 생활을 시작했던 작가는 당시의 문화적 이질감을 우리 고유의 찻잔으로 승화했다고 합니다.

[곽훈/작가 : 그 거대한 물질문명에 앞에 섰을 때 느끼는 어떤 당혹감이랄까. 그리고 거기서 내가 그림을 그려야 되면 내가 결국은 뭘 그려야 되느냐, 결국은 내가 뒤집어서 탈탈 털어서 나를 그려야 된단 말이에요.]

조선에서는 막사발이었지만, 일본으로 건너가 다도를 완성한 이도다완에 빠졌던 이유입니다.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우리의 찻잔과 알래스카의 고래잡이 모두 나와 우리, 그리고 인류의 DNA에 대한 오마주인 것입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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