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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소셜 오디오 플랫폼이 어떻게 Z세대의 소통 수단이 됐을까?

[개척자들] 디지털 시대의 오디오 비즈니스 모델 개척자, 스푼 라디오

스프 개척자들(보고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한 오디오 플랫폼의 진화

스푼라디오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이끌어 내는 요소가 '기술'이 아닌 '고객' 심적 가치 분석 방식에 있다는 점을 파악하였다. <디커플링>의 저자 테이셰라 교수는 고객이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가치 창출', '가치사용에 대한 대가 지불', '가치 잠식'의 3가지 활동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기업이 고객의 가치 활동을 면밀히 살펴보고 고객의 가치가 잠식되는 부분은 분리하고, 가치가 향상되는 부분을 강화할 경우 고객 기반 가치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보았다. 스푼라디오의 소셜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는 테이셰라 교수가 강조하는 고객 가치 강화를 통한 혁신의 창출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구체적으로, 기존 라디오 서비스를 통해 청취자가 음악이나 콘텐츠를 소비할 경우, 이 과정에서 싫어하는 노래나 홍보용 노래와 광고에 노출된다 (그림 1). 여기에서 고객의 가치가 잠식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맞춤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1970년대의 오디오 산업에서는 개별화된 콘텐츠의 제공이 불가능했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맞춤형 콘텐츠의 생산과 배포가 가능해졌다.

스푼라디오는 오디오 부문에서 변화하는 산업과 달라지는 고객의 행동을 분석하여 고객들이 원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이해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였다. 1970년대의 대표적인 오디오 미디어 서비스인 '라디오' 서비스, 그리고 맞춤형 콘텐츠에 초점을 맞춘 2000년대의 '팟캐스트'서비스에 '콘텐츠'와 '소통'과 '공감'이라는 가치를 추가하여 소셜 오디오 플랫폼이라는 이전에 없던 형태의 서비스를 통해 오디오 3.0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표 1).

<그림 1> 라디오 청취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객 가치 활동(출처: 저자 제공)
<표 1> 오디오 서비스의 진화(출처: 저자 제공)
한편, 스푼라디오는 미디어산업에서 탈규모의 경제를 이뤄내고 고객 기반 서비스를 통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전통적으로 미디어 산업은 규모의 경제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대표적인 산업의 하나로 간주되었다. 콘텐츠 제작비와 미디어 배포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고정비의 투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이 어려웠다. 하지만, 디지털 경제의 도래는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의 배포가 가능하게 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공유되는 콘텐츠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 팟캐스트가 등장하였다. 하지만 팟캐스트는 라디오가 가진 라이브와 소통의 기능이 없는 일방향성 미디어였다. 따라서 크리에이터의 전문 지식에 중점을 둔 전문 콘텐츠의 생산이라는 측면이 강한 오디오 서비스였다.

스푼라디오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토대로 라이브 라디오의 플랫폼화에 초점을 두었다. 따라서 각 부문의 전문성을 지닌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 기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즉, 스푼라디오는 크리에이터를 통한 다양하고 맞춤화된 콘텐츠의 제공과 사용자들, 그리고 사용자들 간의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제공하면서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오디오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오디오 시장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개척자들
Q. 라디오라는 전통적인 매체, 팟캐스트 등은 레드오션 영역이잖아요. 스푼라디오는 어떻게 이용자를 늘리려 했던 건가요?

A. "그런 평가나 안 될 거라는 비판을 정말 수십, 수백 번도 받았고요. 근데 저희가 이용자들을 만나봤는데 10대, 20대 분들이 많이 쓰시더라요. 10대, 20대를 타깃하지는 않았거든요. 요새 마케팅 용어로 디지털 네이티브, 초등학교 때부터 스마트폰을 쓰신 세대들이거든요, Gen Z들이. 그분들은 라디오는 엄마나 아빠가 차에서 듣거나 정말 상상 속의 매체. 옛날에 그런 게 있다고만 듣고 자란 세대라 라디오의 감성을 못 느낀 분들이거든요. 라디오가 옛날 매체가 아니라 그냥 처음 접하는 매체였던 거죠. 그래서 되게 신선하고. 오디오로도 이렇게 소통을 할 수 있구나, 방송을 할 수 있구나. 그래서 지금 주 고객인 10대, 20대들한테는 어떻게 보면 새로운 매체로 다가가게 됐던 거죠."
<스프 인터뷰 with 최혁재 스푼라디오 대표> by 정명원


▶ 오래된 레드오션 오디오 시장에 스푼라디오가 이용자를 늘린 비결은?...<스프 인터뷰> 전문 보기

스푼 라디오의 창업 배경은

개척자들
스푼라디오의 최혁재 대표는 이전에 스마트폰 배터리 공유 사업을 통해 사업 실패를 했던 경험이 있었다. 이때의 실패를 통해 철저한 시장분석과 고객 가치 분석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배터리 공유 사업을 정리하고 다시 재창업을 하면서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탐색하게 된다. 콘텐츠를 생산하고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앱 개발에 자신이 있었던 최혁재 대표는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하게 되었다. 몇 가지 베타 버전을 테스트하면서 엄마 아빠들 세대와는 다른 라디오 서비스라는 콘셉트로 소셜 오디오 플랫폼을 만들었다.

스푼라디오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은 모든 의사 결정 기준을 내부의 창업팀이 아닌 고객에게 두었다는 점이다. 철저하게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이 이를 가능하게 되었다. 가령 메뉴의 정렬 방식, 아이콘 색깔 등을 사용자에게 노출시킨 후 데이터가 좋게 나오는 방향으로 결정을 하는 방식이다.


고객 가치 향상과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비즈니스 모델 피봇팅

스푼라디오의 타깃 고객인 M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이들은 TV, 라디오를 건너뛴 세대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95년도 이후에 태어난 Z세대의 경우,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음악을 듣고,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 미디어를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대이다. 하지만 '귀로 듣는 콘텐츠'라는 아날로그 문화가 충분히 파고들 수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에게는 자유롭게 접속하고 취향에 맞춤화된 서비스를 이용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스푼라디오는 이처럼 맞춤화된 콘텐츠와 맞춤화된 이용 행태에 익숙한 MZ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공략하면서, 아날로그적인 요소와 디지털 요소를 결합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출발하였다.

Q. Z세대는 왜 스푼라디오를 이용하게 됐을까요?

A. "우선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거. 예를 들어서 팟캐스트는 본인이 서버 호스팅을 알아봐야 되고요. 그다음에 파일을 업로드한 다음에 애플의 승인을 받아야 돼요. 그 절차가 한 일주일에서 2주일 정도 걸리거든요. 지금은 더 빨라졌지만. 5, 6년 전만 해도 10대, 20대 분들이 그냥 편하게 내가 하고 싶을 때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로 라디오 방송을 하고 싶다. 그래서 저희도 앱에서 편하게 방송을 할 수 있게 그냥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나 자기 자신의 개인 라디오 방송을 열 수 있게 지원을 했고요. 그리고 '후원하기'라고 하죠. 저희 지금 비즈니스 모델인데 방송을 재미있게 듣고 청취자가 돈을 낼 수 있거든요. 오디오에서 어떻게 보면 유의미한 성과를 낸 거는 저희가 제일 처음이었고. 그 시도를 처음 했죠."
<스프 인터뷰 with 최혁재 스푼라디오 대표> by 정명원


▶ 오래된 레드오션 오디오 시장에 Z세대를 끌어들인 비결은?...<스프 인터뷰> 전문 보기

<그림 2> 스푼 라디오 초기의 핵심 비즈니스 요소(출처: 저자 작성)
론칭 이후 데이터를 살펴보면서 스푼라디오는 고객의 반응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소통형 참여형'으로 피봇팅 하였다. 스푼라디오 론칭 시에 초기에는 콘텐츠에 중심을 둔 비즈니스를 구상하였는데,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고객들의 반응이 더 좋고 또 DJ들의 수익을 향상할 수 있는 서비스는 즉시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라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크리에이터'인 DJ들이 양성되고 성장해야 플랫폼 생태계가 풍부해지고 이것이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후원자형의 수익 모델을 통해 크리에이터와 사용자가 함께 가치를 얻는 비즈니스 모델이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탄생하였다(그림 3).

<그림 3> 스푼 라디오 비즈니스 모델(출처:스푼라디오 자료 참고해 저자 작성)
• 주요 기능 : DJ가 라이브로 음성 방송을 열고 청취자가 채팅을 통해 DJ와 소통하는 것. 실시간 이외에도 DJ가 녹음된 방송을 업로드하는 CAST 기능도 있음. 댓글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참여가 가능.

• 콘텐츠 : 일반인부터 개성 높은 콘텐츠, 셀럽과 인플루언서의 기획 콘텐츠. 폭넓은 콘텐츠

• 수익모델 : 청취자가 스푼라디오에서 스푼(결제 위한)을 구매하여 DJ에게 후원, DJ는 청취자로부터 스푼 후원을 받고 이후에 스푼으로부터 정산으로 받아 수익 창출

더불어 스푼라디오는 글로벌 오디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쓰며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하였다. 현재 아시아와 북미를 포함한 10개국에 진출하였는데, 글로벌 사용자의 비율이 전체 사용자 중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오디오 시장의 메기 효과와 성장에 대한 고민

론칭 이후, 2년 연속 매출이 2배씩 오르며 성장했다. 2017년, 23억으로 출발한 연간 후원 아이템 판매액 또한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2021년에는 830억 원에 달하였다. 스푼 라디오는 오디오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쓰며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던 와중 2021년 오디오 시장에 '클럽하우스'가 등장하면서 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오디오 비즈니스 모델에 쏠리기 시작했다. 오디오라는 아날로그적 카테고리에서 조용히 성장하던 시장에 '메기'가 등장한 것이다. 메기의 등장으로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끄는 리더들의 이목을 끌면서, 오디오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과 잠재력이 자연스레 투자자들에게 회자되기 시작됐다.

다음 클럽하우스 후보를 물색하는 움직임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 신규 플레이어들의 진입이 늘어난 것은 당연한 흐름이었다. 스푼도 자연스럽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대기업과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오디오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상이 가속화되었다. 시장에서 관심은 증가하는데 고객획득비용이 3배 이상 오르기 시작하면서 회사의 재무적인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고객획득비용이 증가하는 현상은 한국 시장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 전체의 현상이었다. 해외 사용자 비중이 전체 사용자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스푼 라디오에게 이 같은 흐름은 좋은 신호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클럽하우스의 등장은 메기효과로 경쟁력이 향상되는 결과보다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빠른 성장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림 4>스푼라디오 실적 (출처:공시자료, 단위: 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확장

오디오 시장의 전체적인 성장성이 극대화되는 효과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클럽하우스의 등장이 오디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 것만큼은 확실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공격적인 마케팅 위주의 전략에서 탈피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개척자들
최혁재 대표는 새로운 전략으로 먼저 고수익 창출 중심 전략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의 80% 이상을 절감하면서 동시에 수익을 내는 고객인 DJ의 수익 증가와, 수익이 나는 DJ의 리텐션 증가를 우선 목표 순위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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