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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굴착기 동원해 자연석 훔치고 인증샷 찍은 '간 큰 형제'

굴착기 동원해 시험림 자연석 훔친 일당 (사진=서귀포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국가가 보존 중인 시험림에 침입해 대형 자연석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중장비를 동원해 자연석을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50대 형제 A 씨와 B 씨를 구속했다고 오늘(27일) 밝혔습니다.

또 이들 형제를 도운 공범 4명을 같은 혐의로, 훔친 자연석을 사들인 50대 C 씨를 장물취득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5일 밤 출입통제구역인 서귀포시 남원읍 국립산림과학원 한남시험림에 침입해 자연석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도난당한 자연석은 높이 약 180cm, 폭 약 80cm 크기입니다.

도난 당한 제주 자연석(리사이징) (사진= 서귀포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 A 씨 일당이 훔친 자연석

경찰이 현장 주변 CCTV를 확인한 결과, 남성 2명이 지난 5일 오후 6시 40분 굴착기와 화물차 등 특수 장비까지 동원해 한남시험림 출입 통제구역에 침입, 자연석을 훔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들은 입구에 설치된 차단기 자물쇠를 절단기로 잘라 침입한 뒤, 굴착기에 설치한 특수 장비 등으로 자연석을 파내 트럭에 싣고 이튿날 오전 2시쯤 달아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주 자연석 훔친 피의자(사진= 서귀포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 피의자들이 자연석 절취 과정에서 찍은 인증 사진

경찰 진술에 따르면 형제 또는 동네 선후배 관계인 이들은 자연석을 훔친 뒤 서귀포 관내에 판매하기 위해 범죄를 모의했고, 시험림 직원들이 야간에 근무하지 않는 사실을 미리 알고 심야시간대를 이용해 현장을 수십 차례 답사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중순에도 같은 방식으로 범행을 시도했지만, 당시 땅이 진흙인 데다 경사진 탓에 계획보다 시간이 지체되자 자연석만 뽑아 길가에 옮겨둔 채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석 주변에 있던 삼나무 등 나무 약 50그루를 훼손해 진입로를 만들었고, 주변에 설치된 CCTV를 옆으로 제친 뒤 천으로 가리는 등 대담한 수법을 쓰기도 했습니다.
굴착기 동원해 시험림 자연석 훔친 일당 (사진=연합뉴스)
▲ 자연석 주변 훼손된 범죄 현장

범행 직후 A 씨 등은 자연석을 C 씨에게 1,200만 원가량에 판매했습니다.

하지만 훔친 물건임을 알아챈 C 씨가 변심해 다시 자연석을 일당에게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제주 애월읍 한 펜션 인근에 숨겨둔 자연석을 찾아냈고, 이를 시험림으로 다시 옮길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등이 다른 자연석도 손을 댄 정황이 발견돼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1922년 국가 소유 국유림으로 지정된 한남시험림은 국내 최초 삼나무 조림지와 붉가시나무, 굴거리나무, 상록활염수 등 다양한 식생을 연구용으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시험림을 관리하는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기존에도 시험림 내 연구용 난초 등을 가져가거나 식생을 훼손하는 사례가 간혹 있었지만, 자연석을 무단으로 가져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시험림 내 자연석 도난 사건은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늘어나는 도난 범죄에 연구소는 시험림 출입통제구역에 사람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처벌 규정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차단기를 설치해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내건 산림보호 현수막(사진= 서귀포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내건 산림보호 현수막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시험림에서 산림 자원을 훔치거나 훼손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합니다.

또 제주특별법상 가장 긴 직선 길이가 10㎝ 이상인 자연석을 무단으로 채취하면 2천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사진= 서귀포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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