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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별로, 사지 마세요"…'디인플루언서'가 뜬다

"비싼 것 사지 마세요", "화장품 더 필요 없어요", "아껴 쓰세요" 솔직한 디인플루언서 (사진=틱톡 캡처, 연합뉴스)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들이 상업적 홍보로 수익을 올리는 것과 달리 과대평가된 상품에 대해 적나라하고 혹독한 평가를 내리는 이른바 '디인플루언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 시간 24일 "사람들에게 물건을 사지 말라고 설득하는 것이 요즘 틱톡의 새 트렌드"라며 최근 등장한 이른바 '디인플루언서'(de-influencer)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기사에 소개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얼리사 크로멜리스는 지난 1월 스마트폰으로 틱톡 앱을 켰다가 한 틱톡커가 '돈을 받은 인플루언서들에 의해 과대평가된 물건'이라고 한 제품을 혹평하는 영상을 접했습니다.

"이 화장품이 좋긴 하지만 거의 같은 성분에 9달러(약 1만2천원) 밖에 안 하는 것도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크로멜리스는 이에 착안해 자신도 고가의 헤어·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제품을 여과 없이 평가하는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는데, 첫 게시물부터 80만4천개 이상의 '좋아요'와 조회수 약 550만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기사는 소개했습니다.

디인플루언서란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이 큰 콘텐츠 창작자들을 가리키는 '인플루언서'의 행태에 반발해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보통 인플루언서는 자신의 인지도를 이용해 상업적 홍보로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보니 콘텐츠의 진정성은 떨어지고 과소비만 조장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고대행사 '메커니즘'의 최고소셜미디어책임자 브렌던 게한은 "인플루언서가 홍보하는 상품이 너무 많아지는 데 대한 반응"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틱톡 게시물에 '#틱톡 보고 구매'(#tiktokmademebuyit)라는 해시태그가 범람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틱톡 로고 (사진=AP, 연합뉴스)

반면 디인플루언서는 "형편없는 물건은 사지 말라"는 솔직하면서도 단호한 리뷰로 팔로워를 끌어모으고 있으며, 상품 브랜드들조차 이들의 '반(反)영향력'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마케팅 규모가 지난해 총 164억달러, 우리 돈 약 21조6천억원 규모로 정점을 찍은 뒤 변곡점을 통과했으며, 최근 높은 물가의 압력으로 사람들의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지타운대의 로널드 굿스타인 교수는 "부정적인 정보는 믿을만하게 느껴진다"며 "최근 디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반면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작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크로멜리스도 한 향수 회사의 광고 게시물을 올릴 정도로 마케팅 업계가 디인플루언서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다만 디인플루언서들은 인플루언서들이 그랬던 것 처럼 마구잡이로 광고 콘텐츠를 찍어낼 경우 신뢰와 명성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릴 수 있기 때문에 광고주들을 훨씬 신중하고 까다롭게 고른다고 기사는 소개했습니다.

패션 관련 콘텐츠를 만들며 5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하이디 칼루자는 재활용가능 의류를 만드는 회사와 제휴했고, 팔로워가 약 27만8천명에 달하는 제스 클리프턴은 기후 관련 법안 홍보를 위해 비영리단체와 협력하는 등 사회적 활동을 결합한 마케팅을 진행 중입니다.

칼루자는 디인플루언서 현상에 대해 "소비자들의 필요와 욕구가 변하고 있다"며 "크리에이터들이 청중을 수익화로 연결할 때 좀 더 목적성을 갖고 수익화를 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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