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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잘 쓰고 싶다《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북적북적]

나도 잘 쓰고 싶다《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북적북적]

[골룸] 북적북적 371 : 나도 잘 쓰고 싶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춤을 배워보고 싶다가 아니라
하필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나한테 글쓰기가 필요하고 또 내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세요.

완벽한 사람이 쓰는 게 아니라
쓰는 사람이 완벽해지려는 노력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건네봅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中

'글쓰기의 시대'란 것이 있다면 요즘이 바로 그 때가 아닐까요. 많은 사람들이, 어디엔가, 짧든 길든, 뭔가를 쓰고 있으니까요. '브런치' 같은 글쓰기 플랫폼이나 블로그에 쓰는 사람도 많고 독립출판이나 전자책으로 책을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쓰고 있지는 않지만 sns에 올리는 짧은 글만으로는 아쉬워서 '나도 긴 글을 쓰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더 많으실 겁니다.

오늘 <북적북적>에서 소개하고 맛보기로 읽어드리는 책은 글쓰기 책입니다. 은유 작가의 신간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김영사 펴냄)》인데요, 부제는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입니다. 저자인 은유 님은 르포 작가이자 오랜 기간 글쓰기 교실을 꾸려온 글쓰기 선생님으로도 유명하지요. 지금까지 쓴 책으로는 《글쓰기의 최전선》, 《쓰기의 말들》, 《올드걸의 시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다가오는 말들》, 인터뷰집 《폭력과 존엄 사이》, 《출판하는 마음》,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있지만 없는 아이들》, 《크게 그린 사람》 등이 있습니다.

이번 신간은 은유 작가의 세 번째 글쓰기 책입니다. (앞서 《쓰기의 말들》은 2019년 11월에 <북적북적>에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듣기 링크를 이 글 아래에 달아놓을게요.) 은유 님은 이미 글쓰기 책을 두 권이나 썼는데 이번엔 또 글쓰기에 대해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글쓰기의 최전선》은 수학의 정석 같이 기본 원리를 알려주는 책이고, 《쓰기의 말들》은 사전처럼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는 책이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자습서 같은 책이다. 그 사이 은유도 달라졌고. 다른 은유가 쓴 다른 책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요.

앞서 나온 두 권의 글쓰기 책이 '글쓰는 마음'을 북돋아 준다면, 이번 책은 그렇게 해서 드디어 마음을 먹고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들을 위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같은 책이 아닐가 싶어요. 막상 써보니 이것 저것 막히고, '나 왜 이렇게 못 쓰지' 싶고, 그렇다고 주변에 딱히 글쓰기에 대해 물어볼 사람도 없는, 혼자 글 쓰느라 애쓰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이 책에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질문들이 담겼습니다. 예를 들면, 'sns글만 쓰다 보니 긴 글을 쓰기가 어려워요. 어떻게 하면 긴 글을 쓸 수 있나요?', '첫문장을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글에서 부사와 형용사를 모두 빼야 할까요?' '퇴고는 어떤 방법으로 하면 좋을까요? ' 제목을 잘 지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같은 질문과 '저 같은 사람도 글을 잘 쓸 수 있나요?' '제 글보다 잘 쓴 글을 보면 기가 죽는데, 어떡하죠?', '재능이 없으면 글쓰기를 그만둬야 하나요?', '글쓰기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하나요?' 같은 슬프지만 공감 가는 질문도 있습니다. 또 '상식과 관습을 뒤집어서 생각하는 방법', '일상에서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방법', '작가님은 글쓰기가 재미있나요?' 같은 근본적인 물음까지 48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실려 있어요. 글을 혼자서 써보려는 사람들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건 물론이고, 다 읽고 나면 왠지 더 씩씩하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지혜로운 인생 선배와 상담을 하는 느낌이기도 하고요.

이 중 오늘 <북적북적>에서는 한 편을 읽어드리는데요, '글감'을 어떻게 고르는지, 무엇이 '글감'이 되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내가 잘 아는 것, 나만 쓸 수 있는 글을 써보세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글은 생명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톨스토이가 쓴 《안나 카레니나》의 그 유명한 첫 문장에서도 "행복한 가정은 비슷한 모습이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다른 불행의 모습이다"라고 하죠. 그래서 불행한 일, 속상한 일, 힘든 일이 자기만의 고유한 경험 자원이 됩니다. 직면하고 싶지 않은 일에 글감의 광맥이 있습니다. 그 광맥에서 글감이 계속 나올 거예요.

마음 속에는 누구나 글감을 품고 있으며 고상한 글감, 시시한 글감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뭐라도 좋아요. 글감에 위계를 두지 않고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을 쓰면 그것이 좋은 글감입니다. 내가 내 삶을 풀어가는 데 도움을 준 글이라면 다른 사람의 삶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도 도움이 되겠지요. 사소한 것은 사소하지 않습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中

특히 저자는 어린아이처럼 즐겁게 시도해보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바닷가에 모래성을 지었다가 파도에 무너져도 웃으며 또 만드는 것처럼요. 너무 일찍부터 글쓰기의 수험생 모드로 진입하지 말고 즐겁게, 글쓰기의 긴 인생을 슬럼프가 와도 슬렁슬렁 넘으면서, 스스로를 탐색하는 자유를 누리라고요.

혹시, 글을 '잘' 써야 할 것만 같아서 아직 쓰지 못하고 있다면, 안 쓰기 위한 핑계를 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라는 저자의 말에 뜨끔하기도 합니다. 이제 안 쓰기 위한 핑계는 그만 만들어내고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글쓰기에 뛰어든 분들이라면,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로 오십시오.

*출판사 '김영사'의 낭독 허락을 받았습니다.

* '쓰기의 말들' 들으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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