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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까지…'길냥이 먹이주기' 해법 없나?

<앵커>

일부 지역에서 길고양이들이 야생 사냥에 나서면서 천연기념물인 겨울 철새들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화재청은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고양이들을 붙잡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이런 길고양이를 둘러싼 문제, 장세만 환경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국내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마라도에는 100종이 넘는 철새가 찾는데, 새들에게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는 인근 길고양이입니다.

[김어진/유튜브 채널 '새덕후' 운영자 : 새끼 새들이 둥지 밖으로 막 떠났을 때, 이 비행이 서툰 상태에서 고양이에게 허무하게 잡혀가는 그런 모습들을 좀 많이 봤었죠.]

조류 관찰 유튜버가 촬영한 영상.

새들은 길고양이의 사냥을 피해 필사적으로 날아다닙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새들은 끝내 고양이에게 잡히는데, 상당수는 사냥 본능이 충족되면 죽은 새들을 그냥 버려둡니다.

최상위 포식자가 된 길고양이에게 더 이상 먹이를 줘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6만 개 넘는 찬반 댓글이 달리면서 긴급 토론회까지 열리는 등 논쟁이 붙었습니다.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인 뿔쇠오리들이 마라도를 찾는 봄철이 되기 전에 고양이들을 붙잡아 보호시설로 옮기겠다는 계획입니다.

해외에서는 길고양이 사냥 실태가 다수 연구됐는데, 미국의 경우 고양이한테 사냥당하는 동물 숫자가 연간 최대 40억 마리에 이른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결론입니다.

하지만 고양이 사냥이나 먹이 주기,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유래를 따라가 보면 약 1만 년 전 중동 지역에서 야생 고양이들이 인간 주거 지역에 찾아오면서 반려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같은 폐쇄형 주택 구조가 들어서기 전까진, 고양이는 개와 달리 집 안팎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경우가 많았고요.

인간이 주는 먹이를 먹는가 하면 스스로 사냥을 하면서, 반려동물과 야생 동물이라는 이중적 특성이 유지된 채 수천 년간 인간과 관계를 맺어왔다는 겁니다.

[최진우/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 : (고양이가) 반려동물이기도 하고 야생동물이기도 하고 그 중간을 왔다 갔다 하는 조금 특별한 동물인데요. (인간과 고양이의) 특별한 유대감이 충분히 고려돼야 됩니다.]

이른바 캣맘들의 길고양이 돌봄을 두고 과잉이다, 아니다, 찬반 의견이 팽팽한데, 국내에서도 실태 조사를 통해 객관적 데이터를 확보해야 생산적 논의가 가능합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강효섭 JIBS, 영상편집 : 이상민, CG : 엄소민, 영상출처 : 유튜브 채널 '새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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