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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오타니보다 다르빗슈를 만나는 게 '그나마 다행'인 이유

스프 야구수다 
WBC 1라운드 한일전의 일본 측 선발 투수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닛칸 스포츠> 등 일본 매체들은 20일, 일본의 이번 대회 1라운드 선발 로테이션을 예상해 보도했다. 대다수 매체들의 예상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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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 쓴 것처럼 일본의 선발진은 이번 대회 최강으로 꼽힌다. 4명 모두 세계 최정상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우리 대표팀 입장에서는 오타니보다 다르빗슈를 만나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이유는 이렇다.
 

현재 다르빗슈보다 오타니가 나은 투수다

2021년 타자로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오타니는, 지난해에는 투수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역대 가장 빠른 속도와 한층 향상된 제구력을 앞세워, 모든 지표에서 생애 최고치를 찍었다. 한 마디로 오타니는 지금 빅리그 최고 선발투수 10명에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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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강조하지만, 다르빗슈는 위대한 투수다. 35살인 지난해에도 보통 빅리그 팀의 1선발로 손색이 없는 엄청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오타니 급'은 아닌 것도 분명하다. 사이영상 투표에서 오타니가 저스틴 벌랜더에 이어 AL 2위에 오른 반면, 다르빗슈는 NL 8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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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는 '뜬 공 투수'

다르빗슈는 젊은 시절, 대표적인 '탈삼진 머신'이었다. 남들은 하나도 제대로 던지기 어려운 구종을 대여섯 개나 그것도 완성도를 갖춰 던졌고 무수한 삼진을 잡아냈다. 텍사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2013년, 다르빗슈의 탈삼진 비율 32.9%는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최고였다. 제구의 약점도 분명했다. 9.5%의 볼넷 비율은 6번째로 높았다. 즉 10년 전의 다르빗슈는 삼진도 많고 볼넷도 많은 '구위형 투수'였다.

지금의 다르빗슈는 다르다. 25.6%의 삼진 비율은 10년 전보다 7% 이상 감소했다. 볼넷도 줄었다. 지난해의 볼넷 비율 4.8%는 10년 전의 절반 수준이고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8번째로 낮다. 즉 지금의 다르빗슈는 삼진도 볼넷도 젊을 때보다 적은, 즉 예전보다 정확해진 제구력을 앞세워 맞춰 잡기를 즐기는 유형의 투수로 변한 것이다.

다르빗슈의 이런 변화도 우리 대표팀에 작은 희망을 열어준다. 다르빗슈의 공을 때리면 뜬 공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다르빗슈가 허용한 타구들 중 뜬 공의 비율은 43.8%.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6번째로 높았다. 땅볼의 비율은 36.9%로 6번째로 낮았다. 한 마디로 다르빗슈는 현재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뜬 공 투수'다.

1라운드 경기가 열릴 도쿄돔은 잘 알려진 것처럼 세계적인 '홈런 공장'이다. 지붕을 기압으로 떠받치는 구조와 짧은 좌우중간 펜스까지 거리 때문에, 야구계 표현으로는 '뜨면 넘어간다'고 한다. 일본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델타그래프스'에 따르면 지금도 도쿄돔은 요코하마 스타디움, 소프트뱅크의 홈구장 '페이페이돔'과 함께 일본에서 홈런 파크팩터가 가장 높은 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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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과 선수단 간 타구 경향의 궁합이 매우 중요하다는 건 이제 야구팬들에게는 상식이다. 잠실구장, 고척 스카이돔처럼 펜스까지 거리가 멀어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들은 뜬 공 투수를 키우고 모은다. 높은 공을 중심으로 피홈런을 두려워하지 않는 승부를 할 수 있다. 반면 랜더스파크, 라이온스파크, NC파크처럼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에서는 땅볼 투수가 우대받는다. 외국인투수를 뽑을 때도 뜬 공 투수는 어지간하면 피한다. 뜬 공 투수는 '홈런 공장'에서 고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뜬 공 투수' 다르빗슈를 '홈런 공장 도쿄돔'에서 만나는 건 우리 대표팀에게 작은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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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는 도루 저지 능력이 취약

 
최근 다른 매체에 쓴 글의 주제는 이렇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은 공격력, 특히 장타력이 약하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도루 능력만큼은 역대 최고다. 토미 에드먼, 김혜성, 최지훈, 박해민 등 성공률 높은 '대도'들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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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표팀의 도루 능력은 다르빗슈를 상대로 극대화될 수 있다. 다르빗슈의 아킬레스건이 '도루 억제력 부족'이기 때문이다.

2019년 이후 4 시즌 동안 다르빗슈는 57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4년간 4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중에서 58개를 내준 로비 레이(시애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더 심각한 건 상대의 도루 성공률이다. 4년간 62회 도루 시도 중 실패한 건 단 5번뿐. 상대의 도루 성공률이 무려 91.9%였다. 어지간하면 세이프였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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