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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중국, 한국 단체 관광 언제 허용할까

[월드리포트] 중국, 한국 단체 관광 언제 허용할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후 코로나19 PCR 검사를 다음 달 1일부터 하지 않는다고 22일 발표했습니다.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중 간 교류에 지장이 없도록 검토해 달라"고 지시한 지 9일 만입니다. 정부는 또 중국에서 오는 모든 항공편이 인천공항으로만 도착하도록 한 '도착지 일원화' 조치도 다음 달 1일부터 없애기로 했습니다. 다만 입국 전 PCR 검사는 다음 달 10일까지 실시한 뒤 종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입국 전 PCR 검사까지 폐지될 경우 우리 정부가 취한 중국발 한국행 입국 제한 조치는 사실상 전부 풀리는 셈입니다. 정부는 앞서 중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재개했으며, 항공편 증편에 대해서도 중국과 협의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최근 중국발 입국자의 코로나19 양성률이 1% 밑으로 나오는 등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데다, 한국의 코로나19 상황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더 이상 입국 제한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중국, 다음 달 10일까지 한국 조치 지켜볼 듯

한국의 입국 제한 조치에 반발해 잇따라 보복 조치를 취했던 중국도 한국인에 대한 조치를 풀 것으로 예상됩니다. 관건은 시점입니다. 중국은 지난 11일 한국이 먼저 중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재개하자, 일주일 뒤인 18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재개했습니다. 한국은 비자 발급을 중단한 지 40일 만에 발급을 재개했는데 중국은 39일 만에 재개해, 비자 발급 중단 기간을 엇비슷하게 맞췄습니다. 말 그대로 '상응 조치'입니다.

이번에도 중국은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를 곧바로 없애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중국은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놔두고 한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서만 PCR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한국에서 온 중국인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한국인만을 상대로 PCR 검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인에 대한 PCR 검사 여부에 대해 "중국은 적시에 상응 조치를 취하는 것을 고려하기를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중국 특유의 애매모호한 답변입니다. 한국이 비자 발급 재개를 발표했을 때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적시에 비자 발급을 재개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때에 비해 '원한다(願)'는 표현이 더 붙었습니다. 한발 더 물러선 것입니다. 다음 달 10일 한국이 입국 전 PCR 검사를 폐지하는지까지 지켜본 뒤 상응 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취지로 해석됩니다.


 

한국행 개인 관광 급증…단체 관광은 시간 걸릴 듯

지난 11일 한국이 중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재개한 뒤 한국행을 신청한 중국인은 크게 늘었습니다. 13~16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중국 내 한국 총영사관에 접수된 중국인 비자 신청 건수는 하루 평균 2,430건으로, 비자 발급 재개 직전인 그 전주보다 2.1배 증가했습니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경우 전주 대비 3배 넘게 늘었습니다. 신청이 증가한 비자는 대부분 관광 목적 또는 재중동포의 방문 목적이었습니다. 한국이 22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후 PCR 검사 의무 해제를 발표한 뒤 중국 여행 사이트 등에선 한국 비자 관련 검색어가 더욱 급증했습니다.

주중 한국대사관. 한국행 비자를 신청하는 중국인이 크게 늘었다.

이렇게 중국인의 개인적 한국 관광은 가능해졌지만, 단체 관광은 아직 막힌 상태입니다. 중국은 당국이 단체 관광을 허용해야만 여행사들이 관광객을 모집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6일 자국민의 해외 단체 관광을 허용하면서 해당 국가 20곳을 정했는데, 여기에 한국은 빠져 있습니다. 해당 국가들은 PCR 검사 등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 조치가 전혀 없는 나라들이었습니다. 이 역시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였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코로나19로 묶였던 14억 중국인들이 3년 만에 다시 해외로 나가기 시작했다고, 해외에서 돈을 쓰기 시작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에 입국 제한 조치를 취했던 나라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취지입니다. '뒤끝'을 애써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의 한국에 대한 단체 관광 허용도 PCR 검사와 마찬가지로 다음 달 10일 한국의 추가 조치를 본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외국인에 중국 관광 비자 발급 안 해

그렇다면 한국인의 중국 관광은 가능할까요. 현재는 불가능합니다. 중국은 고강도 방역 정책, 즉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면서 모든 외국인의 관광 목적 입국을 막았는데, 이를 아직도 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8일부터 발급 재개된 단기 비자는 방문 비자나 상용 비자 등으로, 관광 비자는 해당이 안 됩니다. 한국은 중국인에 관광 비자를 내주고 있는데, 중국은 한국인에게 관광 비자를 내주지 않고 있는 겁니다. 한국 등 다른 나라가 중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자 왕래 정상화를 주장하며 반발했던 중국의 입장과도 배치됩니다. 지금의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을 중국 당국도 확신하지 못한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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