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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12만 8천 명의 생각 소화한 AI, 다가올 경제상황도 예언?!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2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요즘 진짜 AI가 굉장히 핫한 것 같습니다. 참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미래 경기에 대한 예측도 AI를 활용하면 조금 더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제기됐다고요.

<기자>

네. 미래 경기 예측은 경제에서 정말 중요한 일인데 그만큼 어렵죠.

세상의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도 결국 우리는 과거 분석만 완벽하게 한다. 미래는 진짜 어렵다. 이런 한탄을 많이 남겼습니다.

미래 경기만 정확히 예언할 수 있다면 요즘 전 세계가 전전긍긍하며 지켜보는 금리 어떻게 조절하면 될지 지금처럼 매일매일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될 거고요.

애초에 현재의 인플레이션에 이르기 전에 뭔가 조치를 취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사실 인공지능으로 정확한 미래 예측을 하는 것까지는 아주아주 먼 얘기입니다.

그래도 사람이 좀 더 정확한 분석을 하려고 할 때 인공지능이 이미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연구가 한국은행에서 나왔습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개별 기업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보고서 12만 8천 건을 빅데이터로 모으고요.

이 보고서들에서 숫자 지표 이런 건 모두 빼고 오로지 애널리스트들이 써놓은 글만 인공지능 모델로 학습시켰습니다.

그러니까 기업들 하나하나에 대한 사람 전문가들의 의견과 평가 이걸 방대한 양을 모아서 거기서 반대로 전체 산업에 대한 전망을 도표와 숫자로 도출해 본 겁니다.

<앵커>

결과가 어땠습니까?

<기자>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국은행 연구진도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AI가 거시 지표를 예측하는 데 꽤 유능했습니다.

이 그래프는요. 지난 4년간 우리나라 건설업 분야의 종목들을 따로 추려서 낸 코스피 지수와 AI가 도출해 낸 건설 업황 지수를 함께 그린 겁니다.

빨간색이 AI가 도출해 낸 지수인데요. 굳이 어느 쪽이 인공지능인지 구별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실제 코스피에서의 추이와 아주 비슷하게 가고 있죠.

사람 분석가들이 건설기업들에 대해서 평가한 글들을 모아서 AI에게 해석을 시켰더니, 실제 주가지수 흐름과 거의 똑같이 간 지수를 내놓더라는 겁니다.

다른 산업 분야들에서도 비슷한 결과들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 연구진이 특히 잘 쓴 보고서만 따로 모은 게 아닙니다.

애초에 보고서를 수집하는 단계에서부터 AI에게 시켰습니다.

온라인에서 구할 수 있는 방대한 양의 증권사 보고서들을 AI가 알아서 모아서 알아서 해석하도록 짠 건데요. 이 정도로 기특한 결과물을 내놨습니다.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중요한 거시경제 지표들도 상당한 수준으로 AI가 앞서서 예측했습니다.

지금 나오는 표에서 소수점 이하의 숫자들은 이게 +1에 가까울수록 인공지능이 찾아낸 숫자가 실제 지표에 근접했다는 뜻입니다.

+1이면 완전히 똑같은 건데 비록 1은 나오지 않았지만요.

국내총생산을 뜻하는 GDP, 기업들에게 직접 조사하는 경기지수 BSI, 또 경기의 흐름이 바뀌는 때를 미리 예측할 때 쓰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란 지표, 이런 중요한 거시경제 지표들을 AI가 대체로 3개월이나 6개월 앞서서 비슷하게 찾아냈습니다.

<앵커>

참 진짜 신기하네요. 그런데 이제 핵심은 이거잖아요. 그러니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텍스트로 분석한 결과라는 거잖아요. 그러면 정말 그 많은 전문가 의견들 중에서 사람들이 그동안 미처 찾지 못했던 것을 AI가 찾아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경제를 파악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 전문가가 12만 8천 건이나 되는 다른 동료 전문가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아서 하나도 까먹지 않고 종합할 수 있다면 아마 사람이 AI보다 더 고차원적인 뭔가를 발견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그렇게 방대한 정보를 AI가 하는 것 같은 속도로 모아서 하나도 까먹지 않고 취합하는 건 불가능하단 겁니다.

인공지능은 바로 이런 점에서 사람을 도울 수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경계해야 하는 한계가 존재하고 갈 길도 멀지만요.

경제에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미래 예측에 AI가 지금부터 하나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서범석/한국은행 거시모형팀 과장 : 텍스트 분석 기법을 이용해서 그동안에는 사용하지 못했던 정보를 새롭게 추출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경기예측 및 분석 등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만 텍스트 정보는 데이터의 특성상 노이즈가 많이 포함될 수 있고, 저자의 선입견이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요즘에 진짜 인공지능 기술이 굉장히 발전하면서 내놓는 결과물들이 진짜 그럴듯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결과물들을 지금 단계에서 맹신하는 것보다 유용한 참고 자료로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런 게 전문가들 의견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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