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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전쟁 후 첫 국정연설…서방 비난하며 "핵군축조약 중단"

푸틴, 전쟁 후 첫 국정연설…서방 비난하며 "핵군축조약 중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현지시간 오늘(21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국정연설에서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또한 미국이 핵실험을 준비 중임을 알고 있다면서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똑같이 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개전과 확전의 책임을 모두 서방에 전가하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러시아 국민의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서방에 맞서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의 고스티니 드보르 전시장에서 국정연설을 통해 "누구도 세계 전략적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선 안 된다"며 "러시아는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국이 새 유형의 핵무기를 개발 중이고 일부 미국 인사들이 전면적 핵무기 시험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조약 탈퇴가 아닌 참여 중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에 대한 통제를 복귀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과 관련한 서방의 책임론도 거듭 주장했습니다.

서방이 전쟁을 획책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에 맞서 국익과 평화, 세계 질서를 수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이전부터 서방과 무기 공급에 대해 의논했다"면서 "전쟁을 일으킨 것은 서방이고, 이를 억제하려 한 것은 우리였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로 인한 '경제 전쟁'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서방은 우리 경제를 패배시키지 못했으며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자초했다. 러시아의 경제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견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위한 사회적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말하는 등 전쟁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유지하고 사회 안정을 기하기 위한 대책에도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국정연설에 나선 것은 202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연설은 현지시간 정오에 시작해 2시간가량 이어졌습니다.

러시아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매년 국정연설을 통해 국가 정세와 국내외 주요 정책 방향을 발표해야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정연설을 취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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