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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임시완 "악역보다 선역이 좋아"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임시완 "악역보다 선역이 좋아"
배우 임시완이 영화 '비상선언'에 이어 또 다른 악역으로 돌아왔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서 그가 연기한 우준영은 스마트폰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인물입니다.

최근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임시완은 "사회적으로 좋은 작용을 하는 캐릭터가 아닌 것 같아 출연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습니다.

"배우로서 좋은 작품이기에 집어야 하는지 아니면 사회적인 영향력을 생각해야 하는지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죠. 그래서 한번은 고사했어요. 이왕이면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가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거절한 뒤에도) 대본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결국은 하게 됐어요." 그는 "연기를 강렬하고 다채롭게 보여줄 수 있는 건 악역이지만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는 선한 역을 더 많이 하는 게 이상적"이라는 소신을 밝혔습니다.

"팬데믹 이후로 개봉 시기가 일정하지 않아지다 보니까 악역이 몰린 상황이 됐어요. 제가 악역을 즐기는 건 전혀 아닙니다. (웃음) 이번에도 악역을 선택한다는 무게감을 스스로 덜어내기 위해 개런티의 일부를 기부했어요. 사회적으로 악용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부담을 스스로 희석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영화 속 준영은 피해자의 휴대폰에 저장된 각종 개인정보를 통해 취향과 인간관계를 꼼꼼히 파악한 뒤 서서히 사회적 숨통을 조입니다.

죽음을 앞둔 피해자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휴대폰 배경 사진으로 설정하는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임시완은 "준영에게 모든 것이 장난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일상이 파괴되고 위협을 느끼는데, 남의 인생을 가지고 장난치는 거죠. 남들이 진짜 서글피 울고 있는 모습 자체를 우습게 바라보는 걸 키포인트로 잡았어요." 그러면서 준영에게는 일종의 '예술가 기질'이 있다는 생각으로 인물에 접근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아티스트적인 기질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정보 수집을 통해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뺏을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잖아요. 사람을 죽일 때도 창의적으로, 기존에 했던 게 아닌 색다른 방법을 찾는 순간 희열을 느끼죠. 그걸 꼭 사진으로 남기는데, (그 사진들을) 본인의 컬렉션으로 생각한다고 봤어요."

임시완은 "이 영화 속 범죄가 현실에 충분히 있을 법하다"면서 "이 작품이 해킹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 본인의 일상을 많이 공유하는 게 썩 건강해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필요에 의해 SNS를 꾸준히 하고 있지만, 그런 것들이 위험에 노출되기 쉽게 만든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SNS에는 공적인 것들을 위주로 올리려고 하고 있어요."

올해로 12년 차 배우가 된 임시완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이성민, 송강호, 설경구, 이병헌 등 내로라하는 선배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춰왔습니다.

그는 "롤모델로 삼는 선배님들은 많다"면서도 "시대가 바뀌면서 선배님들과는 다른 모양으로 진화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선배님들만큼 잘하는 건 이미 사람들이 본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만큼 하는 건 기본값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상으로 뭔가 다른 걸 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선배님들만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어찌 됐건 저는 후배로서 선배님들이 가꿔주신 길을 토대로 계속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에요. 아울러 저는 제가 가진 경험을 십분 발휘해서 가수의 모습을 포기하지 않고 좀 더 끌고 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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